대구 산업이 자동차 부품과 같은 전통 제조업 기반에서 의료기기 등 바이오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올해 지역 업체에서 수출한 임플란트(인공치아 및 잇몸 뼈 고정체)와 치과 수술용 도구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목받고 있다. 대구본부세관에 따르면 1∼6월 지역 업체의 임플란트 및 치과수술용 도구 수출액은 모두 5800만 달러(약 684억 원)다.
이 같은 지역 바이오기업 선전의 중심에는 ㈜메가젠임플란트가 있다. 달성군 성서5차첨단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이 업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세계 임플란트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발명이 불편한 경험에서 나오듯 메가젠임플란트는 환자의 고통을 염려하는 의사의 진심에서 출발했다. 치과의사 출신 창업자 박광범 대표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외국산 임플란트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자연치를 대체하는 임플란트가 1990년대 말에 보편화했으나 고정력이 약하고 제작기간도 오래 걸려 환자의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2년 자본금 54억3000만 원으로 메가젠임플란트를 설립한 뒤 전문 엔지니어를 영입해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임플란트 개발에 나섰다. 박 대표는 “한번 심으면 10년 이상 지나도 탄탄한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메가젠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더욱 단단히 고정될 수 있는 임플란트 개발에 몰두했다. 이를 통해 나사선의 날개 부분이 기존 제품보다 넓고 길며 끝이 날카로운 형태의 임플란트를 완성했다. 잇몸 뼈 골질이 좋지 않은 고령환자에게도 더욱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는 효과를 보였다. 임플란트 표면에 칼슘을 입히는 표면처리 방식으로 제품의 성능을 극대화했다. 티타늄 소재인 임플란트를 뼈와 동일한 소재인 칼슘으로 코팅해 인체 거부 반응을 줄일 수 있었고 수술 후 회복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메가젠임플란트는 기술력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으로 임플란트 종주국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로봇 공정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단계적으로 밟아오며 현재 70%대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다.
메가젠임플란트는 주력 제품인 애니리지(Any Ridge)와 블루 다이아몬드(Blue Diamond)를 앞세워 임플란트 수출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연 매출의 70% 이상을 수출을 통해 얻고 있다. 수출 비중은 유럽이 34%로 가장 많고 북미 24%, 중국 12% 순이다. 현재 국내 4대 임플란트 생산 업체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가장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것이 메가젠임플란트다.
해외시장에서 빛날 수 있었던 비결은 메가젠임플란트가 자체 개발한 3차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알투게이트(R2GATE) 영향도 컸다. 치과의사가 환자 정보를 보내오면 알투게이트를 이용해 특성에 맞는 시술 방법을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국과 이탈리아 러시아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다.
설립 첫해 매출액 3억 원에 불과했던 메가젠임플란트는 매년 매출 상승을 일궈내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인 1043억 원을 기록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설립 당시 7명이었으나 현재 450명으로 직원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는 대구시의 고용친화기업 청년채용 사업에 참여해 전년 대비 고용비율을 20% 늘려 지역 청년 고용에 앞장섰다.
박 대표는 “임플란트 기술이 부족한 국가에서도 환자들이 어렵지 않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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