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검찰 압수수색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9층 건물 밖으로 던졌을 때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됐다.
18일 채널A는 검찰이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자택 압수수색을 벌였던 지난달 29일 오전 8시19분경 유 씨가 경기 용인시 한 오피스텔 9층에서 창밖으로 집어 던진 휴대폰을 한 행인이 주워가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투척한 휴대전화는 인도에 떨어졌다. 행인 몇몇이 가던 길을 멈추고 휴대전화에 관심을 보였으나 이내 걸음을 옮겼다.
휴대폰이 떨어진 지 약 28분이 지난 시각, 흰색 상의를 입고 검은 우산을 쓴 남성이 나타났다. 이 남성은 허리를 굽혀 휴대전화를 줍더니 물기를 한 번 털고는 맞은편 도로로 사라졌다.
증거인멸 의혹을 받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 측은 “최근에 바꿨던 휴대전화를 쓰다가 기자들의 전화가 계속 와 압수수색 전날 술에 취해 홧김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일 “유 씨의 주거지 내·외부 CCTV를 확인한 결과, 압수수색 전후로 창문이 열린 사실이 없다”며 그가 휴대전화를 던진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후 시민단체로부터 유 씨의 증거인멸 의혹 관련 고발을 접수한 경찰이 7일 CCTV를 분석해 해당 남성으로부터 유 씨의 휴대폰을 압수했다. 그러자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팀의 불찰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휴대폰을 가져가 점유이탈물 횡령 및 증거은닉 등 혐의로 입건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길에 휴대전화가 떨어져 있어서 그냥 가지고 온 것”이라며 “유 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창밖으로 집어 던진 휴대전화는 유 씨가 최근 개통한 최신형 휴대전화로, 경찰이 포렌식에 들어갔으나 파손 상태가 심각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이 지난 15일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지인으로부터 확보한 유 씨의 ‘옛 휴대전화’는 현재 포렌식을 거쳐 내부 자료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 휴대폰에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중요 자료 등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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