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경찰의 서울 도심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극심한 교통, 통행 불편을 호소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이 오후 2시40분부터 총파업 대회를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서대문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도심 교통이 마비됐다. 대회 집결 인원은 약 1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다만 민주노총은 2만7000여명의 조합원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오후 1시30분부터 서대문역 사거리로 이동했고, 일대 도로를 점거하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졌다. 일부 이뤄지던 차량 통행은 오후 3시 현재 서대문역 사거리 전 방향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시민들은 시위대 집결로 인한 통행 불편에 불만을 호소했다. 한 버스 운전사는 “다른 방향도 막혔을 것”이라며 통행이 가능해지기까지 기다린다고 말했다. 다른 버스운전사 이모씨는 “40분을 기다렸는데 답답해 죽겠다”며 “(왜 집회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민 A씨는 “여기 나온 지 2시간 째”라며 “생업이 달렸는데 미치겠다”며 경찰에 항의했다. 병원 진료 때문에 잠시 병원을 찾았다는 회사원 B씨는 한 경찰관에게 “아니 도대체 왜 하필 길 한복판에서 저러는 거냐”며 “빨리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미치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는 시위대가 당초 집회 신고한 세종대로 인근에서 교통 통제 및 통행 불편으로 인한 시민들의 항의가 줄을 이었다.
서울광장 인근부터 광화문역과 세종대로까지 남북구간에 경찰 버스를 일렬로 세운 차벽이 설치된 바 있다. 구세군회관에서 서린동 일대까지, 안국역 일대부터 경복궁역 일대까지 동서구간에도 차벽이 설치됐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들어온 시민들은 이 같은 풍경에 놀라면서 통행 불편을 토로했다. 차벽과 경찰들을 카메라에 담는 시민들도 있었다.
세종대로 인근 직장인 A씨(27·여)는 “집회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인도가 좁아져서 다니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B씨(남)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벽 때문에) 신호등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불편하다”고 했다.
70대 여성 C씨는 “노동자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권리가 있다”며 “차벽 때문에 너무 막혀서 그냥 걸어왔다”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는 시민들이 차벽을 넘어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풍경이 이어졌다. 경찰들이 도로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경복궁역·광화문역·시청역(1, 2호선)·종각역·안국역 등 6개 역사가 낮 12시30분부터 무정차 통과 운영된 데 따른 불편도 있었다. 무정차 통과는 오후 2시40분 종료됐다.
안국역에서는 “종각역에는 지하철이 멈추냐”고 경찰에게 물은 한 중년 여성이 “저도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받고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시민은 “종각에서 왔는데 거기도 무정차”라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전면개정 등 노동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파업대회와 전 조합원 110만명 참가를 목표로 총파업을 준비해왔다. 서울 도심 등 수도권과 13개 시도에서는 총파업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도심 총파업 대회에서 “한 해 2300여명이나 죽어나가는 죽음의 산재노동, 평생 벌어들여도 서울 아파트 한 채 못 사는 부동산 투기공화국, 20대 자살율 세계 1위 등을 바꿔야 한다”며 “불평등 타파, 평등사회로 나아가게 투쟁으로 쟁취하자”고 말했다.
윤 직무대행은 “민노총은 민중의 목소리”라며 “정부는 답을 해야 하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노총 측은 “참가자들은 제한된 공간이지만 최대한 간격을 벌려 거리두기를 한 상태에서 지급된 페이스 실드를 착용하고 대회에 참여했다”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기에 더해 방진복을 입고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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