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우주여행 꿈 이룬 ‘스타트렉’ 커크 선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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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의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떠난 배우 윌리엄 샤트너(왼쪽에서 두 번째).
블루오리진의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떠난 배우 윌리엄 샤트너(왼쪽에서 두 번째).
“당신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을 내게 주었다. 나는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한 감흥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13일 우주여행을 마치고 귀환한 90세의 배우 윌리엄 샤트너(사진)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바라보며 남긴 말입니다. 샤트너는 1960년대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커크 선장 역을 맡은 인기 배우입니다. ‘스타트렉’에서 엔터프라이즈호를 타고 광활한 우주를 누빈 커크 선장이 반세기 만에 실제 우주여행을 했으니 격세지감입니다.

이번 여행은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 이룬 두 번째 성공 사례입니다. 우주선 ‘뉴셰퍼드’의 여행 경로는 7월 20일 첫 번째 비행과 거의 같습니다. 샤트너 일행 4명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km ‘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3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커크 선장이 드라마 속에서 우주 곳곳을 누빈 것과 달리 현실의 우주여행은 11분 만에 끝났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승무원들이 우주선의 계기판을 조작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현실의 뉴셰퍼드호는 발사부터 착륙까지 전 과정이 자동 제어됐습니다.

샤트너는 마치 영화 속에서 독백하듯 자신의 눈에 비친 우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아래쪽은 푸른색이었고 그 위는 검은색이었다. 어머니 같은 지구와 안락함, 그리고 그 너머에는 죽음이 있는 걸까?” 우주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고 온 듯 노배우의 목소리는 감격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은 표현조차 할 수 없이 작은 존재”라며 감회를 덧붙였습니다.

민간 우주 관광 시대가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외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갤럭틱’ 등이 우주개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상상 속의 우주가 어느덧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확장됐습니다. 고령자도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수백억 원에 이르는 우주 관광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 과제입니다.

우리나라의 항공우주 기술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리호’(KSLV-Ⅱ)는 2013년 나로호 발사 이후 8년 만에 탄생한 한국형 발사체입니다. 나로호가 러시아의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사용한 것과 달리 누리호는 국내 기술을 집약하여 만들었습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상공 600∼800km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발사체입니다. 1조9572억 원을 들여 만든 누리호에는 37만 개의 부품이 사용되었으며 3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지구에 대한 경외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달 31일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립니다. 아름다운 지구를 지속 가능한 곳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주여행#스타트렉#커크 선장#블루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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