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뜻하지 않게 갖게 된 딸아이를 혼자 키우며 아이 아빠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보냈다.
22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한국으로 유학 온 외국인 대학생 A 씨는 현재 9개월 된 딸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A 씨는 손편지에서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뜻하지 않게 태어난 아이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쁘다”라면서 “누구 하나 의지할 곳 없는 낯선 한국에서 출생신고도 못 한 채 아이를 혼자 키우며 아이의 아빠와는 법적 다툼까지 해야 하는 날들은 정말 고단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언제든 본국으로 추방당해 아이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저를 가장 힘들게 했다”라며 “이 아이와 떨어지는 것만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A 씨는 “앞이 캄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때 구청, 이주여성센터, 다문화센터, 병원 등 많은 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저와 아기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사는 나라에서는 이런 도움을 받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편지를 쓴다. 복사기로 복사하는 것보다 손편지가 좋은 것 같아 이렇게 악필이지만 손글씨로 쓴다”고 글을 맺었다.
경찰은 올 6월 ‘범죄피해 이주여성 보호·지원 협의체’를 통해 신변 보호 등 A 씨를 위한 지원 활동에 나섰다. 이주여성센터는 무국적 상태인 A 씨의 딸이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법률 자문을 지원했다. 구청은 생활용품과 250여만 원의 긴급자금을 3회에 걸쳐 지원했다. 경찰은 “앞으로 유학생과 아이가 외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연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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