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양성’ 부적격혈액 5년간 2만8천건 수혈…수혈자엔 통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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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6일 18시 14분


대한적십자사 자료사진.(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 제공.) 2021.10.12/ 뉴스1
대한적십자사 자료사진.(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 제공.) 2021.10.12/ 뉴스1
대한적십자사가 최근 5년간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나 B형·A형간염 등 감염자가 헌혈한 부적격 혈액제제 가운데 88%가 수혈됐음을 알고도 해당 사실을 수혈자에게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 3월29일~4월16일 대한적십자사와 보건복지부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2016~2020년 동안 각 혈액원에서 출고된 부적격 혈액제제 총 3만2585유닛 중 2만8822유닛(88.5%)이 수혈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 3년(2018~2020년) 간 B형·A형간염 등 혈액매개감염병에 감염된 사람이 헌혈하고 적십자사를 통해 출고된 혈액 검체 총 1682건에 대한 검사 내역을 확인해보니 총 108건이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중 69건은 B형간염, 39건은 A형간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현행 법령에 따르면 B형·A형간염 등 혈액매개감염병 추적 조사에 따른 병원체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되거나 수혈 부작용으로 추정되는 사례조차 ‘혈액관리법’상 부적격 혈액 수혈 사실 통보 대상인지 명백하지 않았다.

혈액관리법에 따르면 부적격 혈액 수혈 사실을 의무적으로 통보해야 하는 대상은 ‘수혈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경우’라는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때 ‘사고’ 및 ‘사고 발생 위험’의 개념이 불명확해 혈액원이 통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초래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그 결과 각 혈액원은 그동안 부적격 혈액을 수혈한 경우 해당 사실을 수혈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있었다.

감사원은 혈액원이 수혈자에게 부적격 혈액 수혈 사실을 통보하는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혈액관리법’ 하위법령에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혈액원이 혈액관리 업무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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