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스크린 위에 벌레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타나 관람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영화관 측은 관람권 한 장을 보상으로 지급했지만 힘들게 예매에 성공한 관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익스트림무비’에는 ‘11월 1일 용아맥 조조 ‘듄(Dune)’ 모습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용아맥’은 CGV 용산 아이파크몰의 아이맥스(IMAX) 상영관을 일컫는 말이다.
작성자 A 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아이맥스 관에서 ‘듄’ 상영 중 화면에 커다란 벌레 한 마리가 나타났다. 영사기 렌즈 주변으로 날아든 벌레의 그림자가 화면에 비친 것이다.
A 씨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벌레는 꽤 오랜 시간 여러 장면에 걸쳐 스크린에 머물렀다. A 씨는 “(벌레가) 저 자리에만 있었던 게 아니고 스크린 전체를 다녔다”고 설명했다.
영사실 직원이 벌레를 쫓기 위해 살충제를 뿌렸지만 벌레는 움직임만 느려졌을 뿐 스크린을 떠나지 않았다. 한 시간 반 넘게 화면에서 사라지지 않는 벌레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지 못한 관객들은 너도나도 불만을 쏟아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벌레가 너무 커서 공포였다” “벌레 더듬이랑 다리 움직임을 이렇게 오래 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첫 관람이었는데 스토리도 영상도 집중이 안 됐다. 기억나는 건 벌레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화관 측은 피해를 입은 관객들에게 보상의 의미로 같은 상영관을 이용할 수 있는 관람권을 1장씩 지급했지만, 관객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관람권만 주면 다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은 압도적인 영상미가 강조된 작품으로, 곧 상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용산 아이맥스 관에서 상영 예정인 ‘듄’은 현재 모두 매진돼 표를 구할 수 없는 상태. 관객들이 영화관 측 대처에 분노한 이유다.
CGV 측은 “보상은 내부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서 “내부 점검 등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일로 관람객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해당 영화관에서는 같은 영화를 상영하던 중 극장 내부에 불이 켜져 관객들이 항의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CGV 측은 관객 한 명이 화장실을 가려다 실수로 스위치를 눌렀다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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