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동규, 수사 직전 뇌물받은 수표 세탁”

[대장동 개발 의혹]“김만배에 수표40장-현금1억 받아
정민용 거쳐 남욱에게 전달… 사업자금 거래에 수표 뒤섞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나와 택시를 기다리며 전화를 하고 있다. 용인=홍진환 기자 jena@donga.com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 관련자 진술과 수표 추적 결과를 보강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일 재청구하면서 지난달 14일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 보강 수사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수사팀은 올 1월 김 씨가 발행한 1000만 원짜리 수표 40장(4억 원)을 현금 1억 원과 함께 유 전 직무대리에게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김 씨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수사팀은 또 유 전 직무대리가 김 씨에게서 받은 수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를 거쳐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직무대리가 검찰 수사 직전에 수표를 정 변호사를 거쳐 남 변호사에게 다시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의 차명 소유 회사인 유원홀딩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남 변호사는 유원홀딩스에 35억 원의 투자금을 제공했다. 사업자금 거래에 뇌물 4억 원의 수표를 뒤섞어 뇌물이 아닌 것처럼 돈세탁을 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반면 김 씨는 “유 씨에게 수표를 건넨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유 전 직무대리의 구속영장에는 유 전 직무대리가 김 씨에게 수표 4억 원과 현금 1억 원을 받았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같은 달 12일 김 씨의 1차 구속영장에는 현금 5억 원으로 뇌물이 전달됐다고 범죄사실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