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 뒤 뇌사 상태에 빠진 다섯 살배기 여자아이가 장기기증으로 다른 환자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전소율 양(5)이 지난달 28일 서울대병원에서 심장과 좌우 신장을 환자 3명에게 기증하고 사망했다고 2일 밝혔다.
전 양은 지난 2019년 키즈카페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뇌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서 전 양은 2년간 집에서 투병 생활을 했다. 음식을 먹지 못해 코로 음식물을 투입해 영양을 섭취했다. 전 양은 튜브를 위로 직접 연결하는 수술을 앞두고 돌연 심정지가 왔고, 이후 뇌사 상태 판정을 받았다.
전 양 아버지 전기섭 씨(43)는 아내와 결혼 후 3년 만에 기적적으로 전 양을 얻었다.
그러나 전 양이 사고를 당한 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전 씨는 슬플 겨를도 없이 홀로 24시간 전 양을 간호했다. 중증장애아 국가지원 서비스 등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 다행히 전 씨 회사 사장이 이런 사실을 알고 배려해, 전 씨는 직장을 잃지 않고 전 양을 돌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딸의 장기기증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는 심장을 기증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가 살아있는 동안 소율이의 심장도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하니 많은 위안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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