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구부 학부모회로부터 급여와 판공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형과 추징금을 선고받은 축구감독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이현경)는 부정청탁및금품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 축구부 감독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345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대학 축구부 동아리 감독으로 근무하면서 축구부 학부모회로부터 급여 보전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는 등 10회에 걸쳐 총 3450만원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대학 축구부는 학생들이 만들고 선수 학부모들이 지원을 위해 학부모회를 구성, 일정 금액의 회비를 모아 운영되는 방식으로 활동해 왔다.
A씨가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학부모들이 감독을 선임해 급여를 지급해 왔지만 전임 감독의 사임으로 A씨를 채용할 때는 학부모회의 요청에 따라 학교가 ‘축구 동아리 지도자 채용 공고’를 내고 교수 등이 참여한 면접 절차를 거쳐 채용했다.
채용에 합격한 A씨는 학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매달 급여 500만원 중 150만원은 학교가, 나머지는 학부모회가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A씨는 학교 재정 문제로 장기간 월급을 받지 못했고 학부모회가 A씨의 급여 전액을 부담해 지급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학교 직원으로 공직자에 해당되고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지 못하도록 한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유죄를 선고했다.
A씨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고 특히 학부모회 회원들의 회비에서 받은 수당이므로 청탁금지법 제8조 1항이 정한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금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에 법리 오해 위법이 있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가 공직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학부모회가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동일인’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1심 재판부와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는 “규정의 ‘동일인’은 문리해석상 ‘동일한’ 자연인과 법인(민법상 권리능력이 인정되는 비법인 사단과 비법인 재단 포함)을 의미한다”며 “학부모회는 친목단체로서 일정한 금액을 회비로 각출해 급여보조, 선수식대, 대회비, 기숙사비 등의 목적으로 지출했을뿐 학부모회가 법인, 비법인 사단, 재단 등의 독립된 단체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선수들이 30명 이상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1회에 동일한 선수 1인의 학부모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해 금원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고 연 300만원도 초과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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