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사흘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가 현실화됐다. 3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2667명이다. 역대 4번째 규모이자, 전날 1589명 대비 하루 만에 무려 1078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방역의 최전선을 지키는 의료진은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쓰나미가 밀려오는 것을 조각배 타고 바라보는 심정”이라고 올렸다. 위드코로나 전환 첫날에 쓴 글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과 경기에서 환자 병상 배정 요청이 계속 온다. 병상 여유 있다더니 무슨 일이 있는 건지”라고 이야기했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튿날인 2일 “의료체계 확충과 인력 준비는 작년부터 이야기됐고 정부도 알고 있었다. 설마 그 정도까지 나빠질까 하면서 결단을 못 내렸던 것”이라며 “또 어찌 되겠거니 하는 것 같아 화나지만, 응급실에서 시시각각 진단되는 환자를 보면 화낼 겨를도 없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4차 유행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주간 감염재생산지수(Rt)는 전국 1.06(수도권 1.06·비수도권 1.04)으로, 3주 만에 1.0을 넘겼다. 이는 환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Rt가 1.2로만 올라가도 일일확진자가 다음 주에는 3500명, 그 다음 주에는 5000명, 그 다음 주에는 7500명 이상. Are you ready? Am I ready? ㅠㅠ”라고 올렸다. 확진자 폭증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전처럼 전체 확진자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확진자 규모보다는 접종자와 미접종자간 분포, 고령층 등의 점유율을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로 하루 확진자 5000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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