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이 있는 여자친구에게 아이 학대를 종용해 끝내 사망케 한 30대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22년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3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을 진행했다.
이날 파기환송심에서 A씨 측 변호인은 “1심에서 주장했던 2019년 11월께 피해 아동에게 시작한 체벌과 사망에 이르게 한 체벌 방법이 다르다”라며 “2~3개월 전 폭행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으로 이어질 정도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고, 회복됐다면 사망 원인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직권으로 채택된 증거 중 녹취파일을 듣고 간단한 심문 후 결심 절차를 진행했다.
재생된 녹취록에서는 A씨가 피해 아동에게 “친구랑 놀고 다른 곳 가서 혼자 살래 아니면 친구랑 가족없이 살래” 등 질문을 하거나 욕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아동학대치사 등을 적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 아동에 대해 학대를 지시하고 소중한 생명을 빼앗은 점에 대해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라며 징역 22년과 이수명령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아이를 인간 취급 안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엄마와 아이 사이 중간 입장에서 다소 흥분해 이러한 말들이 나온 것 같다”라며 “책임을 부정하지는 않으나 실제 가해 행위를 하지 않은 자가 어느 정도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지 구도만큼 제대로 보고 판결해달라”고 밝혔다.
A씨는 최후 발언에서 “무지하고 어리석었던 어른 때문에 아이가 별이 됐다”라며 “너무 죄송스럽지만 직원들이 회사를 잃고 실업자가 됐고 가족과 사회 일원으로 돌아가기에 너무 늦은 처벌은 내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에서 제시한 의견을 고려해, 다음 달 3일 오전 11시에 A씨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여자친구인 B(38)씨에게 훈육을 도와주겠다며 학대를 종용, B씨의 아들인 8살 C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 기간에 대전 유성구 자신의 집 등에서 빨랫방망이 등을 이용해 C군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집에 설치된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를 이용, C군이 낮잠을 자면 잔다는 이유로 B씨가 학대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3월에는 B씨에게 “때리는 척하고, 최소 10대 이상 이유 없이 때려”라는 등 학대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B씨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A씨는 1심 17년보다 7년 줄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보다 보호책임이 있는 친모의 죄가 훨씬 무겁다”라며 “A씨는 보호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처벌한다”라고 판시했다.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는 쌍방 상고를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보호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공범에 해당하므로 아동학대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어 상해치사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며 대전고법으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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