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5년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에게 요구한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 이익 극대화 방안 7가지 중 3가지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침과 동일한 것으로 3일 밝혀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고정이익 보장,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에 건설사 배제, 대형 금융기관의 참여 등이다. 검찰은 김 씨가 유 전 직무대리에게 요구한 7가지 필수조항이 2015년 2월 13일 공모지침서에 반영된 것은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의 성남시의 보고 과정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① 고정이익 환수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제가 어떻게 하면 민간에게 이익을 최소화하고, 공공이 최대로 환수하느냐를 설계했다”면서 대장동 개발 당시 자신의 5가지 지침을 언급했다. 그는 “고정 이익을 최대한 환수하라. 이게 첫 번째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출자비율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을 적용했지만 건설업자들의 비용 부풀리기 등으로 수익이 감소한 전례 등을 참고해 대장동 개발에서는 고정 이익을 확보해줬다는 취지다.
고정이익 조항은 김 씨가 유 전 직무대리에게 반드시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과 같은 내용이다. 김 씨는 2015년 초 유 전 직무대리에게 “사업이익 분배와 관련해 1공단 조성비용, A11 임대주택 부지를 제공하는 것 외에 공사가 추가 이익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는 조항을 공모지침서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유 전 직무대리의 지시를 받은 전략사업팀 소속 정민용 변호사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필요하다”는 공사 실무진의 검토 의견을 묵살하고, 고정이익 조항을 담은 공모지침서를 배포했다.
② 건설사 배제 요구
이 후보는 “건설사가 들어오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모에서) 건설사를 배제하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화천대유는 7가지 필수조항 중 첫 번째로 “컨소시엄 내에서 공동주택 건축사업 시행권을 화천대유가 독점할 수 있도록 건설업자의 사업신청 자격을 배제할 것”을 내걸었다.
화천대유는 또 “민간사업자의 공동주택 건축사업 시행 근거 조항 마련” “컨소시엄 내에서 유일하게 건축사업 가능한 화천대유가 시행이익을 독점하도록 컨소시엄 구성원 중 1인을 자산관리회사로 할 것” 등의 추가 필수조항을 제시했고, 이 조항들이 모두 반영됐다. 이로 인해 화천대유는 택지 분양으로 거둔 배당 수익 외에 자신들이 대장동 부지 5개 블록에서 직접 시행한 아파트 분양을 통해 약 2352억 원의 수익을 독점할 수 있었다. 반면 공사는 1822억 원의 고정이익 외에 초과이익을 전혀 가져갈 수 없게 됐다.
③ 대형 금융기관 참여
대형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참여도 이 후보와 화천대유의 공통된 요청사항이었다. 이 후보는 국감에서 “대형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공모하라” “자금조달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서 일부러 금융사 중심으로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화천대유는 7가지 필수조항 중 두 번째 조건으로 “주요 시중 은행 외의 금융회사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도록 대표사의 신용등급 관련 최고 등급 평가기준을 AAA로 하는 심사기준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평가기준을 높일 경우 중소형 금융기관의 컨소시엄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화천대유는 하나은행을 대표자로 내세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장동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후보는 “공개경쟁을 반드시 시켜라”라는 지침도 내렸다. 2015년 3월 26일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비롯해 KDB산업은행,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등 3개 대형 금융기관 컨소시엄이 참여하면서 외형적으로는 공개경쟁이 이뤄졌다. 하지만 정 변호사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평가 기준마저 위반하면서 화천대유 측에 유리한 편파 심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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