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던졌던 유동규, 이젠 “텔레그램 비번 기억 안난다” 버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4일 17시 40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9월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용인=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9월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용인=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4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9월 29일 검찰 압수수색 직전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 외에 다른 인사와도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직무대리가 자택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이 후보의 측근인 정 부실장을 포함해 총 2명이라는 게 제보의 내용”이라며 “둘 다 이 후보의 복심급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한 사람들은) 유 전 본부장을 달랠 정도의 사람이어야 하고, 뭔가 약속하면 유 전 직무대리 측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 요건을 갖추는 사람은 몇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직무대리가 통화한 나머지 한 사람이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이냐’는 질문에는 “김 전 대변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3일 국정감사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측근이 아니라고 하면서 “비서실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하든지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 전 직무대리의 휴대전화에 대한 추가 포렌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유 전 직무대리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텔레그램의 비밀번호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 전 직무대리는 압수수색 당시 문을 잠근 채 검찰 수사관의 진입을 막고, 오피스텔 9층 창밖으로 아이폰 휴대전화를 던졌다. 경찰은 이 휴대전화를 습득한 50대 남성으로부터 지난달 7일 아이폰을 제출받았다. 12일 수리를 마치고 휴대전화 비밀번호 잠금을 해제했고, 25일 한 차례 포렌식 작업을 했다. 하지만 텔레그램 비밀번호가 잠겨 있어 이 앱을 열지 못했다. 유 전 직무대리의 변호인은 수감 중인 유 전 직무대리에게 비밀번호를 받아 경찰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변호인과 접견한 유 전 직무대리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직무대리와 정 부실장의 통화 내용은 통신사의 통화내역 조회 과정에서 나왔지만 앱을 통한 통화 기록은 비밀번호를 풀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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