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걸린 일, 돈 장난 안해”…요소수 대란 속 당근마켓 나눔글 ‘훈훈’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5일 10시 09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품귀 사태가 벌어진 요소수를 나눠주는 판매자가 등장했다. (당근마켓 갈무리) © 뉴스1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품귀 사태가 벌어진 요소수를 나눠주는 판매자가 등장했다. (당근마켓 갈무리) © 뉴스1
중국발 요소수 공급난으로 품귀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요소수를 나눠주는 훈훈한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4일 당근마켓에는 성동구에 거주하는 A씨가 요소수를 원가에 판매하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누군가한테 생계가 걸린 일에 돈 장난하고 싶지 않다. 그 몇만 원 더 벌면 살림살이 나아지냐”면서 “힘드실 텐데 같이 힘내자. 전에 차량에 쓰다가 남은 건데 1만5000원 주고 샀던 것 같다. 꼭 필요한 분한테 갔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판매자 B씨는 ‘요소수 화물 종사자님께 나눔한다’며 무료 나눔 글을 올렸다. 그는 “아침에 뉴스를 보니 요소수 대란이 나서 화물차 기사분들이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일을 못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요소수는 비록 10ℓ짜리 1통이지만 나누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판매자는 사재기나 되팔이 방지를 위해 “다만 조건은 반드시 화물 종사자분이고, 오실 때 화물차로 오셔서 요소수를 그 자리에서 넣어야 한다. 꼭 필요한 분만 신청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매 글에 누리꾼들은 “아직 몇몇 멋진 분들이 계신다”, “우리 동네에서는 1통을 10만원에 파는 사람이 있어서 신고했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돕고 살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요소로 만들어지는 요소수는 화물차, 버스 등 디젤엔진 차량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디젤차 중 승용차와 SUV는 10ℓ의 요소수를 넣고 1만㎞ 정도 운행할 수 있다. 대형화물차나 중장비 등은 300~700㎞ 주기로 10ℓ의 요소수를 넣는다. 요소수가 부족하면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겨울철 밀 농사에 쓸 요소 비료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요소 수출 규제에 나섰고, 요소수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요소수 대란이 수개월째 이어지자 이를 틈 타 신종 판매 사기가 발생하고 있으며,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비싼 가격에 파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집중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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