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도 혼자 자녀를 기를 능력이 충분하면 친양자 입양을 할 길이 열린다. 대가족이 줄고 있는 현실에 발맞춰 형제자매는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장하는 유류분 권리자에서 제외된다.
법무부는 1인가구 증가로 새로운 가족법제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이같은 내용의 민법·가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을 9일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앞으로 25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독신자도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게 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만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고, 독신자는 원천적으로 친양자 입양이 불가능하다.
이런 제한으로 인해 방송인 홍석천씨의 사례처럼 친인척이 조카를 입양하려 해도 독신자이기 때문에 입양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2013년 헌법재판소 재판관 5인도 독신자에게 친양자 입양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위헌 정족수 6인에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유지됐다. 법무부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 가두)TF(태스크 포스)도 지난 8월 독신자에게 친양자 입양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법무부는 자녀 양육에 소홀함이 없도록 친양자 입양허가 절차를 강화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가정법원이 친양자 입양을 허가 시 고려하는 필수요소에 양육시간과 입양 후 양육환경을 추가했고, 입양허가 전에 가사조사관을 통해 입양환경 등을 필수적으로 조사하게 했다. 또한 양부모의 사회·경제적 활동 가능성과 해외 사례를 고려해 25세 이상의 성인만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게 했다.
법무부는 민법상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내용도 입법예고했다.
유류분은 망인이 제3자에게 상속을 약속하더라도 권리자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장하는 제도다. 주로 장남이 유산을 상속받던 과거에 여성을 비롯한 다른 자녀에게도 최소한의 상속이 돌아갈 수 있도록 1977년 민법에 도입됐다.
당시만 해도 대가족제도와 농경사회의 영향으로 형제자매에게도 유류분을 보장했지만 최근에는 형제자매가 따로 생계를 꾸리는 경우가 많아 필요성이 낮아졌다. 유류분제도를 두고 있는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 사공일가 TF도 지난 5월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제외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법무부는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제외해 망인이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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