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이 78만여명분에 달한다는 논란에 대해 접종 당국은 폐기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약 8167만회 정도 이뤄졌고, 백신 폐기량은 107만 도즈(1회 접종 분량)로, 전체 접종량 대비 1.35%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실이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백신 폐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폐기된 백신 78만1477명분 가운데 77만4540명분(99.1%)이 모더나 백신이다. 화이자는 3282명분, 아스트라제네카는 3650명분, 얀센은 5명분이 각각 폐기됐다.
일각에선 모더나 백신 폐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로 잦은 접종 간격 변경과 냉장 상태로 공급되는 모더나 백신의 특성을 들었다. 모더나는 냉장 상태로 공급되면 최대 30일 안에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일정 변경에 영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예방접종센터에는 유효기간이 6개월인 냉동 상태, 위탁 의료기관에는 유효기간이 30일인 냉장 상태로 각각 배송된다. 위탁 의료기관에서만 접종하는 모더나 백신도 냉장 상태로 배송되기 때문에 유효기간이 30일로 짧다.
추진단은 특히 청장년층(18~49세) 접종 이후 화이자 백신만 허용된 소아·청소년 접종이 이어지면서 모더나 백신 폐기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고 밝혔다.
홍정익 추진단 접종관리반장은 “9월 이후 18~49세 접종이 끝난 이후 소아·청소년은 화이자 백신만 접종하게 되면서 모더나 백신 잔여백신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게 됐다”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은 사용량이 감소해 폐기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도 “10월은 전 국민 기본접종 일정이 종료되는 시기고, 신규 예약 규모가 점차 감소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이 다회용 백신이기 때문에 일별 예약 인원 수 이상의 사전 배송이 필요하다”며 “해동 후에는 냉장 유효기간이 30일로 비교적 짧아서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모든 기관에서 미접종자의 당일 예방접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백신을 배정해 배송했다”며 “기배송된 의료기관 보관 백신 중에서 폐기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단은 앞서 ‘선입선출 원칙’에 따라 먼저 배송된 백신을 접종하도록 의료기관에 안내했다. 또 유효기간이 임박한 백신은 잔여백신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하도록 했다.
추진단은 여기에 더해 위탁 의료기관 요일제(최대 주 3일)를 시행해 분산된 예약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 접종기관에 2주에 1회 배송하되 예약된 분량 외 여유 분량은 보건소로 배송해 폐기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미접종자 접종 독려, 추가 접종 확대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지자체, 의료계와 함께 백신 사용 현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한다.
고 대변인은 “신속한 접종률 제고와 국민의 접종 편의성 제공을 위해 일정 부분 백신 폐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위탁 의료기관 요일제를 진행해 분산된 예약을 집중해 효율적으로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여유 분량은 보건소로 배송해 폐기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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