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심리치료센터’ 운영 시작
후유증 최소화 및 재발 방지 위해… 심리상담-치료 서비스 등 제공
전문의-임상심리사 등 자문단 구성
A 군(9)은 평소 산만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보였다. 학교에서는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이었다.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웃들의 신고를 받고 A 군을 살펴봤다. 전문가들은 A 군이 정서학대를 받았으며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A 군은 부모가 폭언과 욕설을 내뱉으며 싸우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고 했다.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는 A 군의 부모에게 후유증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부모는 이에 부정적이었다.
주위에서는 A 군처럼 학대를 받았지만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때때로 볼 수 있다.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조사나 분리보호 등의 조치도 중요하지만 상처받은 아동의 다친 마음과 가족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충분한 심리적 지원 및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최근 시 아동복지센터 안에 ‘아동학대심리치료센터’(치료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시 아동복지센터는 아동과 가족 대상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시의 아동복지 정책이 잘 시행되도록 살피기 위해 시가 직영하는 아동보호 전문 행정기관이다.
최근에 문을 연 치료센터는 학대 피해 아동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가정을 회복하기 위해 전문적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A 군 사례처럼 지역 기관에서 서비스를 받는 데 한계가 있는 이들에게 더욱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아동학대 관련 전문가, 심리치료 관련 교수, 정신보건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이다. 이들은 정기적인 회의와 컨설팅을 통해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에 힘을 쏟는다. 유규용 소장은 “공공 전담 기관을 통해 학대 피해 아동과 가족의 정상화를 도움으로써 궁극적으로 학대가 재발하는 것을 막고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하도록 서울시가 돕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센터는 보호 대상 아동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종합심리평가를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는 조치를 한다. 이 과정에서 놀이나 모래놀이, 미술 등을 활용한 치료도 병행한다. 자문단은 현재 진행 중인 심리치료 방향이 맞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서울시는 이러한 심리 서비스를 통해 아동이 받은 학대 후유증이 줄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료센터는 다른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활동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향후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이 생활하는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등에도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치료센터는 부모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달에는 세계여성정상기금(WWSF)이 지정한 ‘아동학대 예방의 날’(매년 11월 19일)을 맞아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실시한다. 영유아를 둔 부모 등 자녀의 연령에 맞춘 다양한 육아법과 훈육 방법, 스트레스 관리법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신청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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