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근처 콘센트에 무심코 꽂아둔 충전기가 화재의 원인이 된 사례가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경찰청의 ‘KCSI(과학수사) 매거진’에 게재된 ‘휴대전화기 충전 단자의 트래킹에 의한 화재 위험’ 기고문에 따르면 올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집주인은 거실 소파까지 연장된 멀티콘센트에 휴대전화 충전기 플러그를 삽입해 소파 팔걸이 위까지 케이블이 이어지도록 했다. 이후 집주인은 충전 케이블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만 분리한 채로 외출했고, 그 사이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스프링클러에 의해 꺼졌지만 이 화재로 충전 단자가 있던 소파의 일부와 케이블의 일부가 연소했다.
수사관들은 휴대전화 충전 중이 아니었던 점, 단자 부위가 심각하게 불에 타서 없어진 점, 다른 잠재적 발화 원인의 가능성이 배제되는 점에 주목했고, 화재가 ‘충전 단자의 전극 간 트래킹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트래킹 현상이란 전위차가 있는 전극 사이에 오염물이 묻고, 이곳에서 소규모 불꽃 방전이 발생하면서 절연돼 있어야 할 경로에 전기가 흐르는 트랙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사관들은 “단자 간 트래킹 현상에 의한 화재는 기기 충전 중인 상태가 아니어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충전 중이 아닌 경우에는 사용자의 무관심과 방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한 잠재적 발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이블의 전극 간 트래킹에 의한 화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단자의 청결을 유지해 오염 기회를 줄여야 한다. 특히, 전원이 인가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을 피하고, 사용 중에만 전원을 연결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불편하다면 스위치가 부착된 콘센트를 사용하되 사용 중이지 않을 땐 스위치를 꺼 두어야 한다.
또한, 책상 위 등 쉽게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단자를 방치하지 말고, 땀이나 물에 젖은 손으로 단자를 만지면 안 된다. 오염된 단자나 발열이 의심되는 단자를 폐기해야 하며, 충전기를 침구류 등 쉽게 착화되는 가연물 가까이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수사관들은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그 결과는 전혀 경미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래킹 현상에 의한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충전기 단자의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자의 청결 등 유지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