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헌동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가 사장으로 취임한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15일 김 후보자를 SH공사 사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정책의 구체적 실현 방안 부족 등을 이유로 ‘부적격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인호 시의회의장은 11일 밤 보고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김세용 전 사장이 지방선거 날인 4월 7일 물러나면서 7개월 넘게 공석이던 사장에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서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등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신속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 과정에서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내년 초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빠르면 내년 초 예약제를 도입해 시행 준비를 하겠다”며 “SH공사 이윤까지 포함해 30평대 기준으로 강남권은 5억 원, 그 외 지역은 3억 원 정도가 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값 아파트는 시행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이 방식으로 강남·서초구 등에 30평대 아파트를 3억~5억 원에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후보지로 △서울의료원 △세텍(SETEC) △수서역 공영주차장 등을 꼽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후보 때부터 서울의료원 부지 등을 거론하며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밝혀왔다.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반값 아파트 정책은 더욱 구체화 될 전망이다.
다만 시의회의 반대에도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하면서 마을공동체 사업, TBS 예산 삭감 등 여러 문제를 두고 충돌을 빚었던 시의회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