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대형 성형외과 운영자들…16억 못 갚아 실형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 있는 13층짜리 대형 성형외과를 운영하던 의사들이 16억을 빌리고 갚지 않아 실형을 살게 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1-2부(부장판사 김상연·장용범·마성영)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A(50)씨와 B(52)씨에게 지난 2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의사인 A씨와 B씨는 지난 2015년 7월15일 지인 C씨에게 “세금 추징 등 문제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다. 5억원을 빌려 주면 1달 안에 바로 갚아주겠다”고 말한 뒤 돈을 빌린 후 받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후에도 “건물을 매각해 돈을 갚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돈을 빌려, 2016년 3월25일까지 총 7회에 걸쳐 16억770만원을 받은 후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C씨도 병원 경영 사정을 알고 있었다’거나 ‘돈을 갚을 수 있었다’며 거짓말로 돈을 빌린 게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C씨가 사실상 동업자라고도 했다.

실제로 이들이 소유한 병원 건물에 가치는 약 5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이 돈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돈을 빌렸다고 봤다.

이들은 500억원의 대출을 받아 해당 건물을 인수했지만, 2015년 5월께 메르스 감염병이 발생하면서 중국인 환자가 줄었고 이에 따라 매출액이 급감했다. 결국 병원 운영 수익의 70%를 차지하는 신용카드 매출채권이 신탁되면서, 직원들의 급여나 세금 등 고정 지출금도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범행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고, 편취액이 약 16억원에 달하여 피해규모가 컸다”며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 후에도 관련 사기 사건의 범행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편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편취금 대부분을 직원들의 급여 등 병원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였다”면서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