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에 독성 물질을 넣어 회사 동료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를 받아온 풍력발전업체 직원 A 씨에 대해 경찰이 인사 발령 불만에 따른 단독 범행인 것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A 씨가 이미 극단적 선택을 해 공소권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A 씨가 지방으로 인사 발령이 날 수 있다는 것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공범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에서 근무하다 몇 년 전 서울로 발령을 받았다. 경찰은 직원들로부터 “A 씨가 서울로 옮겨온 뒤 소극적인 업무 태도를 보였다” “같은 팀에 일하던 선배가 A 씨를 업무상 질책하는 과정에서 ‘사천 본사로 발령이 날 수 있다’는 취지의 말한 적이 있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집에 보관하던 독성물질과 사망자의 혈액에서 나온 물질, 탄산음료 병에서 나온 독성물질이 모두 동일하다는 점 등을 토대로 A 씨가 동료 직원들을 살해하기 위해 독성물질을 준비한 뒤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는 범행 전 휴대전화로 독성 화학물질 관련 논문을 살펴보는 등 범행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사무실 책상에서 발견된 ‘짜증난다’ ‘제거해 버려야겠다’ ‘커피는 어떻게 하지?’라고 적힌 메모도 확보했다.
A 씨가 근무했던 서울 서초구의 한 풍력발전업체에서 지난달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후 의식을 잃었다. 그 중 한명은 며칠 뒤 사망했다. 강 씨는 사건 직후 자택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됐다. 피의자가 사망하면 공소권이 소멸돼 사건이 종결되지만 경찰은 공범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그동안 수사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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