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6일로 출범 300일째를 맞이한다. 하지만 공수처는 설립 이후 직접수사에 나선 12개 사건 중 ‘공제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혜 채용 의혹’ 1건만 유일하게 처리했다. 수사 중인 나머지 11건 중 4건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관련 사건이어서 야당에선 ‘윤석열 수사처’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는 9월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해직교사 등 5명을 불법 채용한 혐의(직권남용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조 교육감을 기소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검찰은 아직 조 교육감 기소를 결론내지 않은 상태다.
공수처는 8일 법관 사찰 문건의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추가 고발되면서 ‘고발 사주’ 의혹 등에 이어 윤 후보를 피의자로만 네 번째 입건했다. 반면 공수처가 올 9월 초부터 고발 사주 의혹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이규원 검사의 허위 보고서 작성 의혹,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 등 나머지 7개 사건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손준성 검사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잇따라 기각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처럼 일각에선 공수처의 수사 미진과 공정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신생 조직의 태생적 한계가 컸던 만큼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처장과 차장을 제외한 수사 검사 충원은 출범 후 석 달이 지난 올 4월 중순에 처음 이뤄졌고, 지난달 추가 충원으로 공수처 검사 정원 25명 중 23명이 채워진 상태다. 공정성 논란에 대해 공수처 내부에선 “공수처는 원래 여권 수사를 하는 곳이고 검찰총장을 지낸 윤 후보가 야당 후보가 된 게 이례적인 것 일뿐”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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