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가을편지’ 등 시에 곡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 가수 이동원이 14일 오전 4시10분께 향년 70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식도암 말기 투병중이던 그는 지난 7월까지 공연을 했지만 최근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앓은 식도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난치성 악성 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식도는 소화기의 첫 관문이기에 모든 음식물 또는 유해 물질과 제일 먼저 만난다. 그래서 술과 담배 등의 외부의 유해 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국내암 발생률 중 전체 7위, 남성 암 질환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일단 발병하면 그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식도암은 식도의 점막, 점막하층, 근육층 등에서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편평상피세포암이 전체 식도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흡연과 술의 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술과 담배를 함께 하는 경우 식도암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져 일반인보다 30~50배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식도의 염증 즉, 뜨거운 차 등을 마실 때 발생하는 식도의 화상, 역류성 식도염, 양잿물에 의한 식도 손상 등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8년 발암성 평가 보고서에서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것을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위험 요인 2A군’으로 분류했다.
뜨거운 음료를 마시면 입안과 목구멍 등에 미세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입안이 자주 헐어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육류 가공과 훈제 중 생성되는 엔니트로소(N-nitroso)화합물이 식도암의 발생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식도암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음식을 삼키기 힘든 것이다. 처음에는 고기, 밥 등의 고형 음식만 삼키기 힘들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죽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도 삼키기 힘들어지고, 결국에는 물마저도 넘어가지 않게 된다. 하지만 식도는 잘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암이 작은 경우 초기에는 크게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병이 진행된 환자에서는 영양 결핍에 의한 체중 감소도 흔히 나타나며 통증은 있을 수도 있으나 없는 경우도 흔하다.
식도암의 진단은 내시경 또는 식도 조영술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일단 식도암을 진단하고 나면 컴퓨터 단층촬영(CT), 내시경초음파 등으로 병의 진행 단계 결정과 절제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식도암이 식도에 국한되어 있을 경우 외과적 절제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암 발병을 알게 되어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까지 수술 단독으로는 완치율이 매우 작다. 따라서 방사선 치료 또는 항암 화학 요법과 수술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식도암은 췌장암 다음으로 예후가 안좋은 암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생존률을 1~4기를 기준으로 나누었지만 최근에는 국한(한 곳에만 국한), 국소(처음 발생한 종양의 경계가 주변 장기와 맞닿아 있어 인접 장기에 침범한 것), 원격 전이(종양과 맞닿지 않은 곳으로의 전이)로 분류한다.
암이 식도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는 5년 생존율이 64%다. 유방암의 1기 생존률이 90%가 넘는 데 비하면 예후가 좋지 않지만 췌장암 1기 생존률이 30%대에 비하면 다소 낫다. 하지만 국소인 경우에는 30% 내외이며, 원격 전이가 있을 때는 생존률이 5%로 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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