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하사 강제추행으로 또 사망…“공군, 원인 ‘스트레스’로 둔갑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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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5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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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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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여군 부사관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며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은폐하고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월 21일 숨진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과는 다른 사건이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15일 서울 마포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살펴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 은폐와 축소를 모의해온 수사 관련자 및 지휘 계통을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센터는 지난 5월 11일 오전 8시 48분쯤 여군 부사관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발견자는 부서 상관인 B 씨와 주임원사라고 밝혔다.

이들은 “8비행단 군사경찰은 수사 초기에 B 씨를 소환해 A 씨와의 관계, 감정, 사적 만남과 연락 여부 등을 캐물었다”며 “이때 가해자는 A 씨의 볼을 두 번 잡아당기는 등의 강제추행을 했다고 자백하고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점도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군사경찰은 A 씨 수사 결과에 강제추행 관련 사실을 하나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군사경찰이 내린 결론에는 ‘체계 불안정에 따른 업무과다, 코로나19로 인해 민간보다 제한되고 통제되는 군대의 삶, 보직변경의 불확실함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만 담겼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센터는 군사경찰이 A 씨 사망 이틀 전인 5월 9일 낮 12시 20분쯤 B 씨가 A 씨를 불러내 자신의 차에 태우고 20분 정도 있었으며 이후 A 씨와의 통화 기록을 삭제하고 차량 블랙박스 기록을 다른 기록으로 덮은 사실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B 씨가 스물여덟 살이나 어린 A 씨의 숙소를 홀로 방문하거나 먹을 것을 사주겠다며 근처에 간 것이 최소 일곱 차례 확인됐으며 A 씨에게 업무와 관계없는 메시지와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에서 B 씨는 ‘A 씨에게 성적인 스킨십을 하거나 성관계를 한 적 있냐’ 등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모두 거짓말로 판명 났다고 한다.

이후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8월 3일 A 씨 사건과 별개로 B 씨를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하고 10월 14일 기소했다.

센터는 “8비행단 군사경찰과 군검찰은 가해자에게 자백까지 받고도 사망 사건과 성폭력의 연관성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던 것”이라며 “그러다 한참 지난 뒤 관할을 뛰어넘어 공군본부 보통검찰부가 강제추행 사건을 입건, 기소했다. 국민 관심이 군 성폭력 이슈에서 멀어질 때 티가 나지 않게 별도 기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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