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1100명에게 마약류를 판매해 온 일당에게 범죄집단 구성죄가 적용됐다. ‘SNS 마약 조직’에 범죄집단 구성 혐의가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지방검찰청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 등으로 마약 조직 총책 A 씨(25) 등 15명을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마약 조달, 광고, 자금세탁, 현금 인출 등의 역할을 분담하는 범죄집단을 구성한 뒤 올 3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회원 1100명에게 시가 1억4000만 원 상당의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텔레그램방은 회원 규모가 1100명으로, 단일 텔레그램 마약 거래방 중 국내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수법으로 범죄 수익 5억 1800여 만 원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마와 필로폰, 엑스터시 등 1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수해 판매했고, 200여 차례에 걸쳐 마약 판매를 위한 광고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마약 조직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국 권역별 판매망을 구축하고, 다른 단체의 텔레그램방에 대해 온라인상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검경은 현금과 가상화폐, 외제차 등 범죄 수익 8억 2000만 원 상당을 몰수, 추징 보전했다.
검경은 이들이 텔레그램상 마약 판매라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조직을 꾸린 점 등을 바탕으로 SNS 마약 조직으로는 처음으로 범죄집단 구성 혐의를 적용했다. 최근 조직적인 아동 성 착취물 제작, 유포 행위로 대법원에서 범죄집단 구성 혐의가 인정된 텔레그램 ‘박사방’과 동일한 구조로 봤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경찰과 협력해 SNS상 마약 유통 조직에 대해 최초로 범죄집단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며 “자금세탁 행위와 관련해서도 현행법상 규제가 불명확한 점이 있어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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