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사태로 사회적 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이 ‘제2의 요소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화칼슘 역시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16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수입한 염화칼슘은 총 73만9317톤이다. 그중 중국에서 들여온 물량이 73만5306톤으로 전체의 99%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체코·일본·독일·미국 등에서도 수입하지만 중국에 비해서는 극소량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도 염화칼슘을 생산했으나 가격 경쟁력에 밀려 현재는 생산이 없는 상태다.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점과 국내 생산이 중단된 점에서 염화칼슘과 요소수와 유사하다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염화칼슘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실제 2009~2010년, 2012~2013년 겨울 전국적인 폭설로 염화칼슘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지자체들이 제설 작업에 애를 먹기도 했다. 국내 수요는 폭증하는데, 기상 악화로 수입 염화칼슘의 선적이 늦춰지면서 염화칼슘 가격이 폭등했다. 염화칼슘 재고가 바닥나자 식용 소금을 제설용으로 쓰기까지 했다.
정부는 아직까지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평균 1톤당 71달러에 수입하던 중국산 염화칼슘 가격이 올해 1~9월 210달러로 3배로 치솟는 등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염화칼슘의 경우 수급에 현재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예의주시하겠다”며 “만약 대설 등 기상상황으로 인해 부족한 사태가 온다고 해도, 대체할 수 있는 품목들이 있기에 겨울철 대란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밖에도 ‘제2의 요소수’ 사태는 곳곳에 포진해 있단 우려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수입한 품목 1만2586개 가운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은 3분의 1인 3941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들여오는 비율이 80%를 넘는 품목은 마그네슘잉곳(100%), 산화텅스텐(94.7%), 네오디뮴 영구자석(86.2%), 수산화리튬(83.5%) 등 1850개다. 이는 중국의 상황에 따라 요소수 사태를 촉발할 품목이 수천개에 달한다는 뜻으로도 풀이 가능하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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