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로 쓰이는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의과대학(UCSF)과 스탠퍼드대학교 공동연구팀은 미국 내 8만여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SSRIs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한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SSRIs 계열 약물은 뇌의 세로토닌 재흡수를 막아 체내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켜 우울증 증상을 완화한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플루옥세틴 또는 플루복사민 등 SSRIs 계약 약물 대조군 대비 사망률 8~28% 감소
연구팀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8만3584명에 대한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SSRIs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 확률이 더 높았다.
환자들 중 SSRIs 계열 항우울제 치료제를 복용중인 사람들은 Δ플루옥세틴 또는 플루복사민 그리고 Δ이 둘을 제외한 기타 SSRIs 계열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연구팀은 SSRIs 계열 약물의 일종인 플루옥세틴 만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이 약물 복용을 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들(대조군)에 비해 28% 낮은 것을 확인했다. 또 플루옥세틴 또는 플루복사민을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사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약 26% 유의미하게 적었다. 기타 SSRIs 계역 약물 또한 대조군 대비 사망률이 8%가량 낮았다.
◇항염증, 체내 감염 억제 효과 확인
연구팀은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SSRIs 계열 약물이 인터루킨6(IL-6) 및 종양괴사인자(TNF)등을 포함한 여러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또는 염증전구물질의 감소에 영향을 줘 이를 통해 항염증 효과를 갖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은 혈액 내 포함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면역물질의 일종이다. 면역세포는 외부 항원이 유입되면 이에 대응해 IL 또는 TNF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이때 이들 사이토카인이 항원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유도해 체온이 올라가고 고름을 형성되는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이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과잉 면역반응이 나타날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되며 항원뿐 아니라 체내 조직까지 공격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구팀은 또한 항염증효과 외에도 SSRIs 계열 약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하는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플루옥세틴과 플루복사민을 포함한 SSRI 항우울제는 산성 스핑고미 엘리나제의 기능적 억제제(FIASMA)라는 화합물의 일종이다. 이 FIASMA는 세포막의 지질 성분인 스핑고마이엘린을 다른 분자로 분해시키는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ASM) 효소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ASM 효소는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로 알려졌으며 주로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과발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ASM 효소를 이용해 체내 세포막에 위치한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즉 SSRIs 약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자를 억제해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관찰 기간 중 SSRIs 계열 항우울제 사용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을 줄이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은 완전하게 이해되지 않았다면서도 이같은 연관성은 궁극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세계 인구 대부분이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고 코로나19 전염병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SSRIs 계열 약물에 대해 “사용하기 쉽고, 값싸면서 내약성이 우수하고 경구투약이 가능한 코로나19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면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 코로나19 관련 사망과 이환율을 줄이기 위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플루옥세틴이나 플루복사민의 단기적인 사용에 대한 효과가 입증될 경우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잠재적 수단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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