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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주 건물붕괴 원인된 과다 살수…“현대산업개발 보여주기식 쇼 때문”
뉴스1
업데이트
2021-11-17 14:01
2021년 11월 17일 14시 01분
입력
2021-11-17 13:58
2021년 11월 17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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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며 지나가던 시내버스를 덮치고 있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에 탄 탑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 캡처).2021.6.9/뉴스1 © News1
광주 동구 학동 참사의 붕괴 원인 중 하나인 과다한 살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민원 달래기용 보여주기식 쇼 때문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는 17일 오전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건축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공사 관계자 7명과 업체 3곳(HDC현대산업개발·한솔기업·백솔기업)에 대한 네 번째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한솔 현장소장 A씨(28)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검사는 A씨를 상대로 해체계획서와 달리 철거공사를 진행하게 된 배경과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측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당시 해체 공사는 상부에서 하부로 진행하게 돼 있었지만, 실제 공사는 정반대인 하부에서 상부로 진행됐다.
또 상부 철거를 위해 성토체를 무리하게 쌓아 올렸다.
A씨는 “당시 해체계획서가 현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작성됐다고 생각했다”며 “현산 측 현장 관계자들도 이를 전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체는 B씨(백솔 대표·굴착기 기사)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아마도 B씨는 경력상 하층을 먼저 철거하는 게 더 안전하고 판단한 듯 하다”고 증언했다.
‘철거 방식을 변경하면 해체계획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작년 5월부터 시행된 건축물관리법에 따라 다들 처음이었고, 해체계획서 변경에는 시간이 오래 걸려 그냥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잔재물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건물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특히 건물 붕괴의 직접 원인이 된 과다한 살수의 이유에 대해서는 “현산의 요청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실제 붕괴 당시 해당 건물에는 평소보다 두배 가량 많은 물이 뿌려졌고, 물은 성토체에 스며들어 건물 붕괴를 가속화했다.
그는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토체가 물을 먹으면 위험하다는 입장을 현산 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런데도 현산 측은 ‘어짜피 민원에 따른 보여주기식이니 할거면 제대로 하자는 식’으로 강행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현장 책임자 중 한명으로서 현산의 부당한 지시를 거절하지 못한 이유로는 “상위 기관의 명령을 불이행할 시 행해지는 현장에서의 압박 등을 우려해 완만히 해결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뒤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고, 이후 경찰에 한 진술 내용을 현산의 요청에 의해 전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감리와 관련된 자료 전달도 요구받았다.
그는 “현산 현장 관계자 중 한 명이 포렌식 등을 우려해 감리에 필요한 사진 등 자료를 USB로 달라고 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는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했다.
철거는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하청에 이면계약, 재하청을 거치며 공사비가 점차 줄어들었고, 참사의 직접 원인이 된 날림 공사로 이어졌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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