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생활하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할 때는 기숙사에 못 있어서 리듬이 끊기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준비한대로 보는 게 목표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7일 예비소집일을 맞은 수험생들은 장기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도 수험생들은 “걱정없이 무탈하게 치자” “삼수는 없다”라며 싱긋 웃었다.
특히 전날(16일)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역대 두번째로 많은 3270명이 나오며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우려가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오후 수능 예비소집일을 맞아 수험생들은 미리 시험을 칠 학교를 방문 후 학교 밖 붙어있는 ‘고사장 배치도’를 보고 시험장을 확인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맞는 두번째 수능이라 각 교실에 들어가 시험 때 앉게 될 자리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지난해와 같이 응원하는 후배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비교적 조용한 예비소집일을 보낸 수험생들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고에서 만난 배재고 3학년 김민욱군(18·남)은 “맨날 선배들 가는 것만 봤지 직접 치를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싱숭생숭하다”라며 “(코로나 여파로) 공부 리듬이 끊기는 느낌도 있었지만, 최대한 걱정 없이 무난히, 무탈하게, 준비한대로 시험 보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재수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들은 두번의 수능 모두 코로나 상황 속에서 치르게 됐지만 “삼수는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코로나 상황을 우려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재수생 윤모씨(19·여)는 “백신을 맞았는데 완벽히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걱정이 없진 않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 이후에 위드코로나를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잠실고 졸업생 최인규씨(19·남)는 “코로나 때문에 생기는 큰 두려움 같은 건 이제 없다”라고 밝혔다.
삼성고 졸업생 이모씨(19·남)는 “공부할 때 마스크에 안경도 끼고 하니 불편하기도 한데, 친구들이랑 자주 못 만난 게 힘들었다”라면서도 “‘이번에 끝내자’라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박성근씨(19·남)는 “혼자 공부하는게 익숙해져서 학원을 가지 않아도 (코로나로) 리듬 깨지는 일은 없었다”라며 “삼수까지는 가지 않도록 하던대로, 긴장하지 말고 치고 오자라는 생각이 제일 크다”라고 밝혔다.
재수생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안쓰럽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새로운 도전이니까 잘 적응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춰서 공부할 수 있도록 격려 많이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에서 만난 수험생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수험표 배부는 ‘드라이브 스루’와 ‘워킹 스루’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화여자외고 3학년 황모양(18)은 “이제 수능이 몇 시간 안 남았다는 생각에 긴장되면서도 긴 여정을 마치는 기분이 든다”고 웃었다.
수험표를 건네받은 수험생들은 같은 수능시험장에 배정받은 친구를 만나면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김다빈양(18)은 “지금까지 달려온 길이 무너질까 무섭기도 하고 ‘정시파’여서 재수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있다”면서도 “자습이 끝난다는 해방감은 좋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김하정·김채연양(18)도 빨리 시험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맞장구쳤다.
오후 3시 들어 고사장 소독을 위한 현장 작업자들이 학교를 방문했다. 이들은 분무·알코올 소독 등 두번의 소독을 진행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열화상카메라와 손세정제 기계를 미리 비치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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