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때 추진된 ‘백년다리’ 설치 사업 중단과 관련해 “‘박 전 시장 지우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이틀째 진행 중인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국가상징거리’ 조성을 핑계로 백년다리 사업을 중단한 것이 전임 시장의 업적 지우기”라는 박기열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절대 아니다”며 반박했다.
백년다리 사업은 한강 남측과 노들섬을 잇는 공중보행 다리를 놓는 것으로 2019년 3월 노들섬의 보행자 접근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시작됐으나 올 8월 사업이 중단됐다. 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가상징거리 조성계획 수립 용역과 연계해 백련다리 설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의 강한 추진 의지 때문에 공무원들이 제대로 보고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백년다리 사업에 관해) 첫 보고를 받았을 때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다”며 “전임 시장의 의지가 너무 강해 공무원도 마지못해 동의한 게 아닐까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시장 지우기’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데, 전임 시장 때는 힘차게 추진된 사업이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해서 ‘오세훈이 싫어서 브레이크를 건다’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설명했다.
노들섬 운영업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서울경찰청에 민간위탁사업비 횡령 혐의로 고발한 건과 관해서도 “기대감을 갖고 10년간 지켜본 공간”이라며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서울시의 재정이 녹록치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전날 “혁신교육지구 예산을 복원해 달라”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 대변인은 “서울시 자체 채무가 10년간 무려 3배 가까이 늘어 약 9조6000억 원에 이르는 반면 서울시교육청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시가 재정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에 시교육청이나 자치구의 재정부담 요구는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사업을 소홀히 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공세는 지양하고 시의 재정혁신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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