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사(社)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남편이 2차 접종 26일 만에 사망했다는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며칠 쉬다 갈게’하고는 별이 된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전 11시 기준 77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대구에 사는 네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48세인 남편은 기저질환이 있어 당초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 특성과 접종을 장려하는 언론 등을 고려해 백신을 맞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의 남편 A 씨는 1차 접종 땐 별다른 이상이 없었으나 2차 접종 다음 날부터 다리가 붓고 가슴과 관절 등에 통증이 생겼다고 한다. 백신을 접종한 병원에서는 백신 부작용 같다며 소견서를 써줬고, A 씨는 지난달 7일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청원인은 “남편은 처음에 혓바닥이 헐은 것 빼고는 멀쩡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항생제를 맞아도 발음이 안 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졌다”며 “숨도 더 차고 기침도 심해져 식사도 못 하고 물만 겨우 마셨다”고 설명했다.
결국 A 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청원인은 “남편에게 중환자실은 면회가 안 되니 ‘며칠 뒤에 보자. 진료 잘 받고 나와. 고생해’라고 했고, 남편은 ‘며칠 쉬다 갈게’라는 말을 주고받은 게 마지막 인사였다”고 했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 의사가 남편이 심정지가 왔다고 했다”며 “한 시간 만에 폐가 다 녹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단다. 급성폐렴에 간경화 말기까지 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A 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진 날 저녁 8시경 사망 선고를 받았다.
청원인은 “국가는 기저질환자한테 백신 접종 이득이 더 크다고 했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접종하라고 했다”며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이 생기면 국가가 다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이야기했지만 막상 사람이 죽어 나가니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모른 척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시간 만에 폐가 다 녹아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게 백신 부작용이 아니면 뭔가”라며 “인과성을 밝히는 건 힘없는 우리 가족으로서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나라에서 책임져 달라”고 호소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