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충남지사 관사 담장 높이 낮춰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2일 03시 00분


대전 대흥동 주민들 “붕괴 땐 사고 위험”

대전 중구 대흥동의 옛 충남도지사 관사(대전시 문화재자료 제49호) 주변 주민들이 최근 관사 담장을 헐어내고 재구축 중인 대전시에 경관과 안전을 감안해 담장 높이를 낮춰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관사의 담장은 가장 높은 곳이 2m가량이지만 관사가 주변 도로보다 높은 곳에 있어 밖에서 재면 2.8m가량 된다. 지난해 여름 폭우에 일부가 무너져 내려 보수를 했는데 더 이상 보수만으로 지탱하기 어려워 시가 교체에 나섰다.

주민들은 그동안 관사 담장이 너무 높아 위압적이고 삭막한 느낌을 줄 뿐 아니라 붕괴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수목(樹木) 담장으로 바꾸거나 낮춰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주민 정춘호 씨는 “그동안 담장이 너무 높아 마치 교도소 옆을 지나는 느낌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수목담장으로 바꾸거나 담장 높이를 크게 낮추면 경관이 좋아져 문화재 주변에 살아 제약이 많은 주민이나 방문객들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냐”고 말했다. 주민들은 “높은 담장의 위험성이 확인된 데다 현재 헐어내고 재구축 중인 만큼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주민 민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번 문화재 당국에 주민들의 의사를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내달 2일 마침 문화재심의위원회가 예정된 만큼 다시 한번 문화재현상 변경을 요청해 보겠다”고 말했다.

관사는 1932년 충남도청과 함께 지어져 외지에서 부임하는 도지사 거처로 사용됐다. 6·25전쟁 때 피란 내려온 이승만 대통령이 임시거처로 사용하면서 유엔군 참전을 공식으로 요청했고 ‘재한미국군대의 관할권에 관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협정(대전협정)’을 조인한 역사적인 곳이다.

#대전시#옛 충남도지사 관사#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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