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경찰, 성비보다 제압능력 봐야”… 장혜영 “젠더갈등 조장 버릇”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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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여경 흉기대응 논쟁
文대통령 “남경-여경의 문제 아냐… 부실대응 있을수 없는 일 일어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공정한 경찰공무원의 선발에 대해서 조금 더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경찰 체력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여성 경찰관의 부실 대응 논란이 확산되자 그동안 자신이 주장해온 ‘반(反)페미니즘 전선’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남성, 여성 관계없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능력을 갖춘 경찰공무원의 임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경찰공무원의 직무 수행에서 국민들은 최소한의 제압 능력을 가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 임용 체력시험에 대해 “성비를 맞추겠다는 정치적 목적 등을 기반으로 자격 조건을 둘 게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 생명, 재산을 지킬 최소한의 치안업무 수행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21일에도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 의원은 최근 발생한 데이트 폭력 살인 사건과 관련해 “이별 통보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잣대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유기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해버리면 어떻게 되겠나. 일반적인 사람은 고유정을 흉악한 살인자로 볼 뿐”이라며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을 거라는 선동, 전라도 비하 등과 하등 다를 것 없는 이런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적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또 하던 버릇 나온다. 젠더 갈등 조장하는 일등공신이 이런 소리 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며 “여성들이 교제살인으로 죽어가는 문제에는 관심 없고, 페미니즘 네 글자에 꽂혀서 조선인 우물까지 끌고 오는 거, 너무 볼품없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 흉기난동 사건의 경찰 대응과 관련해 22일 “이는 남경과 여경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의 최우선적인 의무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할 것”을 지시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준석#장혜영#경찰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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