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해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출동한 경찰관의 미흡한 대처가 비판을 받는 가운데, 여경에 이어 남성 경찰관도 현장을 이탈한 정황이 드러났다.
23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 경위는 지난 15일 남동구의 한 빌라 3층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1층에서 신고자 B 씨를 조사 중이었다.
이때 3층에 있던 여경은 가해자가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자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다. 같은 시각, 아내의 비명 소리를 들은 B 씨는 3층으로 급하게 뛰어올라갔다.
앞서 신고자와 함께 있던 A 경위는 함께 따라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 또다른 부실대응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날 A 경위가 3층으로 올라가는 B 씨를 따라 빌라 내부로 진입했다가 1층으로 내려오던 여경과 함께 빌라 밖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여경뿐만 아니라 남경까지 모두 현장을 이탈한 것이다.
경찰관이 현장을 벗어나면서 B 씨와 그의 딸이 가해자와 몸싸움 끝에 범인을 제압했다. 경찰관은 뒤늦게 현장으로 와 제압된 가해자를 검거했다. 이들은 구급 및 지원요청 등으로 현장을 이탈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위험에 처한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또 인천 논현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고, 경찰관 2명에 대해서도 감찰 조사를 한 뒤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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