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천차만별인 동물병원 진료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키우는 동물이 아파 동물병원을 찾았지만 어디를 어떻게 진료하는지, 진찰비용은 얼마인지 사전에 알지 못해 바가지를 쓰는 건 아닌가 미심쩍어 하는 사람도 많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 5월 국회에 제출한 수의사법 개정안은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비롯한 중대 진료를 할 때는 동물을 소유한 사람에게 이를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농식품부는 동물 주인에게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2018년 511만 가구, 2019년 591만 가구, 지난해 638만 가구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동물병원도 2018년 4526곳에서 지난해 4604곳으로 느는 추세다.
하지만 동물병원 서비스에 대한 동물 소유자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19년 조사한 결과 동물 주인들은 ‘동물병원이 진료비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다’(15%) ‘과잉 진료를 하고 있다’(14%) ‘진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한다’(12%) 같은 불만을 표시했다. 또 동물병원마다 같은 내용의 진료비가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35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내용은 같지만 부르는 명칭이 다르고 진료비를 구성하는 방식도 달라서다.
정부의 수의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수의사는 수술 같은 중대 진료를 할 경우 동물 주인에게 진단명, 진료 필요성, 후유증 등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 개설자는 주요 진료 항목 비용을 동물 주인이 알기 쉽게 알려야 하고 그 금액을 넘어서는 비용은 받을 수 없다. 또 동물의 질병명, 진료 항목 등 동물 진료 표준화 분류체계를 작성해 고시하도록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단체와 동물보호단체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4일 수의사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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