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규모가 결국 4000명대를 넘어서면서 전국 각지에서 병상 부족사태가 현실화했다.
특히 고령자를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사례가 속출하면서 중증환자 치료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24일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대전은 전날 위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 100%를 기록했다. 충남대병원 20개, 건양대병원 5개 등 25개 병상이 있지만 만실이 된 것이다. 그중 5개 병상은 수도권에서 이송된 환자가 사용 중이다.
대전시는 증세가 다소 호전된 환자들을 준중증 병상으로 이동 조치해 급한 불을 끌 방침이다. 이마저도 소진될 경우 충북대병원 등 인근 지역 병원으로의 환자 이송을 고려 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천안 종교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등 확진자가 급증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의 중증 환자 전담 병상은 여유분은 2개에 불과하다. 29병상 중 27병상이 사용중(가동률 93%)인 상태다. 가동 중인 병상 중 10개는 전남에서 이송된 환자가 입원해 있다.
수도권의 위중증 환자 병상 부족 사태도 심각한 상황이다.
위드코로나 이후 일일 확진자 수가 이전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한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86.4%다. 현재 남은 병상은 47개뿐이다.
전날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역시 중증 환자용 271병상 중 220병상(81.2%)이 가동 중인 상태다. 51병상이 남아 있지만 이같은 확진 추세라면 조만간 병상 부족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총 79개의 중환자 병상을 운영 중인 인천 역시 여유분은 15병상에 불과하다.
정부는 병상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비수도권에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앞서 지난 11월5일, 12일 두차례 수도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준-중환자 병상 62개, 중등증 병상 730개를 확보했다.
아울러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점전담병원(174병상)과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978병상)도 추가로 지정할 방침이다. 증상이 호전된 중환자의 전원 및 안정기환자 조기 퇴원에 대해서는 12월19일까지 한시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해 병상 회전율을 높이기로 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방역 강화를 위한 ‘비상계획’ 검토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많은 분이 대기 중에 중환자가 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지금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이 정말 하나도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재택 치료를 더 늘리겠다는 것도 반대한다. 이건 치료가 아닌 대기일 뿐”이라며 “중환자가 될 분들을 미리 병상에 입원할 수 있게 전담 병원을 빨리 확보하든지 체육관에 대규모 병상을 만들든지 해서 조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비상계획을 시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병원은 하루하루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 전쟁터다. 총알이 날아오고 포탄이 터지는데 검토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116명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4000명을 넘었다. 위중증 환자도 58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사망자도 하루 새 35명 발생했다.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등 핵심 방역지표들이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최악의 상황을 가르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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