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 6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며 국어 영어 수학의 수업시간이 현재보다 105시간 줄어든다. 중학교 자유학년제는 현행 1년에서 한 학기만 운영하도록 축소된다.
24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5년 중고교부터 전면 적용된다. 초등 1, 2학년은 2024년부터 적용을 시작해 2026년 초등 전 학년에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다.
○ 수업시간 감축 기초학력 논란 계속
고등학교에서는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이수 단위가 조정된다. 현행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12학점 축소되고, 학점당 시수도 50분 수업 17회에서 16회로 바뀐다. 이에 따라 고교 3년간 전체 수업 시간이 2890시간에서 2560시간으로 줄어든다. 국어 영어 수학의 필수 이수 단위는 10단위에서 8학점으로 줄어든다. 역사교육 축소 논란을 빚은 한국사는 기존 6학점을 유지했다.
국영수 수업 시간이 줄어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기초학력 저하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A고 교사는 “국어와 수학은 다른 과목을 습득하는 바탕이 되는 기초과목인데 이를 줄이고 선택교과를 늘리면 ‘모래 위의 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학점제에 따른 학교 간 격차가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목 간 이견이 있었던 고교 사회과 일반선택 과목에는 세계시민과 지리, 세계사, 사회와 문화, 현대사회와 윤리가 포함됐다. 일반선택 과목 존속을 요구했던 경제, 정치가 진로선택 과목으로 편성되면서 관련 학계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사회탐구 과목에는 일반선택 교과가 편성된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도 고교학점제에 맞춰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고교학점제는 지금의 수능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교육과정”이라고 말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2024년 2월 발표될 예정이다.
○ “자율성 확대에 학습 격차 우려”
실효성 논란이 지속된 중학교 자유학년제는 현행 최대 1년에서 1학기로 축소된다. 운영 시수도 170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줄었다.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 의견과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하는 진로체험학습이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축소하는 대신 초등 6학년 2학기, 중등 3학년 2학기, 고3 수능 이후에 학교급별로 다음 학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진로를 탐색하는 진로연계학기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개정에서 지역과 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강조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선택과목은 학교가 주당 최대 1시간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지역과 학교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인 과목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별로 매 학기 68시간 내에서 운영할 수 있다. 교육부는 ‘지역연계 생태환경’, ‘우리고장 알기’ 등의 과목을 예시로 들었다. 다문화 학생 증가를 고려해 초등 1학년 한글 교육도 강화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언어, 수리를 포함해 디지털 소양도 강조됐다. 교육부는 초등학교에서는 실과 교과를 포함해 34시간 이상 정보 관련 수업을 하도록 권장하고, 중학교에서는 정보 과목을 신설했다.
다만 개정 교육과정에서 분권화와 자율화가 강조되면서 평가의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역마다 분권화된 교육과정이 생기면 학습 범위나 난이도, 학습량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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