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상적 단계회복(위드코로나) 시행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비상계획’ 발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연말 대목을 앞둔 자영업자들은 “또 멈추라고 하면 우린 죽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5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3938명으로 전날 4116명에 이어 이틀 연속 4000명에 육박한 수치를 보였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6명 늘어 61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역 전문가들은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백브리핑에서 “현재 유행 양상과 위험도 평가에 따라 정할 방침이지만 현 유행의 원인은 고령층의 돌파감염”이라며 유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부 직장인 사이에서는 12월 예정된 송년회 규모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마라톤 동호회 카페에는 ‘강행하는 방법과 취소하는 방법이 있는데 두 가지 다 문제가 많을 것이다. 만약 예정대로 진행한다면 송년회 이틀 전 PCR검사를 받아 음성 확인증을 제시한 사람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진행하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이모씨(28)는 “다음달 송년회 일정이 많이 잡혀있는데 이 중 몇 개는 취소하려고 한다”며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아 줄일 수 있는 건 줄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획 발동이 언급되자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걱정에 빠졌다. 강남구 신사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씨(40대)는 “위드코로나로 영업제한이 풀려 사람이 늘긴 했는데 비상계획 발동은 걱정된다”며 “연말에 저녁 약속이 더 많을 텐데 그게 없어지면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원유민씨(48)도 “다시 제한하더라도 장사는 하게 해줬으면 한다”며 “최소 밤 12시까지는 영업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식당 사장 류모씨(54)는 “위드코로나 시행 후 유의미하게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위드코로나가 끝나면 삶의 희망이 없는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0대) 역시 “위드코로나가 멈추면 우리는 1년 동안 가장 큰 대목을 놓치는 격”이라며 “연말 분위기는 날아가는 것이고 그중 가장 영향을 받는 건 (자영업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멈추라고 하면 우리는 죽는다”며 “매출이 20%까지 줄었지만 위드코로나로 인한 회복은 더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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