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병상 1135개가 최대…‘5000명대 유행’ 못 버틴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26일 08시 14분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더이상 늘릴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다다르면서 그간 정부가 공언했던 5000명대 유행을 버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1135개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3차 유행이 발생했던 지난해 12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내린 결과다.

지난해 12월6일 기준 전국의 중환자 병상은 177개였는데 약 6.5배 늘어난 수치다.

다만 정부는 더이상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환자실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렵고 코로나19 외 다른 질병의 중환자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기자 설명회에서 “중환자실 자체는 예전에 내린 것(행정명령) 이상으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문 인력과 운영 체계 확보에 한계선이 있다”라고 말했다.

10월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2.05%다. 5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100명이 중환자가 된다는 의미다.

중환자실 병상을 최대 1135개라고 가정하면 5000명 유행이 12일만 지속해도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단순 계산을 하면 현재와 같은 4000명대 유행은 15일, 3000명대 유행은 19일이 지속되면 병상이 부족해진다.

특히 중환자실이 695개인 수도권은 최근 이틀간 3000명대 유행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상황이 12일 지속하면 산술적으로 전체 병상보다 위중증 환자 수가 많아진다.

실제로 수도권 중환자실 가동률은 83.9%이고 서울은 85.5%에 달한다. 서울은 50개, 경기는 47개, 인천은 15개 병상만 남았다.

전국 위중증 환자 612명 중 489명이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수도권의 병상 상황은 사실상 포화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주 확진자가 4000명이 됐으니 중환자 수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텐데 지금도 수도권은 중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제한된 병상 수를 고려하면 위중증 환자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 교수는 “확진자가 늘면 중증화율도 증가할 수밖에 없고 치료도 못 받고 사망하는 분들이 생길텐데 그건 막아야 한다”라며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부분적으로라도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병상 자체를 더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외국은 전체 중환자실의 20~30%, 많이 쓰면 70%까지도 코로나19 환자에게 쓰는데 우리나라는 10%뿐”이라며 “더 이상 중환자실을 확보하기 어렵다라고 하는 건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잘 납득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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