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수 전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를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도 이날 검찰 조사를 받았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다고 공개한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인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이 올 3월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은 주말에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6일 박 전 특검을 상대로 2016년 특검에 임명되기 전까지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의 딸이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취직한 뒤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1채를 시세보다 5억 원 낮은 가격으로 분양받은 이유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수감 중)가 2019년 박 전 특검의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에 109억 원을 건넨 과정에 박 전 특검이 관여했는지 등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박 전 특검은 박 의원이 지난달 6일 국감에서 ‘50억 약속 클럽’의 인사 중 한 명으로 지목하자 “저는 화천대유나 김 씨로부터 50억 원을 약속하거나 통보받은 일이 결코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경찰은 ‘화천대유 30억 수뢰 의혹’ 최윤길 조사
檢 ‘50억 클럽 의혹’ 조사 崔, 금품수수 묻자 “소설 쓰시네” 檢, 홍선근-김만배 금전거래 조사
검찰은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을 불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경위와 대장동 개발과의 관련성 등을 조사했다. 홍 회장은 2019년경 당시 머니투데이 기자였던 김 씨에게 세 차례에 걸쳐 차용증을 쓰고 매번 수십억 원의 돈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홍 회장은 검찰에서 “차용증을 썼고 김 씨로부터 돈을 빌린 뒤 1, 2개월 이내에 모두 상환했다”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에서 초기 대장동 사업자금을 끌어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6호의 소유주 조모 변호사도 25일에 이어 26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과는 별도로 대장동 개발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사진)을 뇌물수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26일 조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밤늦게까지 최 전 의장을 상대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추궁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 전 의장은 성남시의장이던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하고 그 대가로 김 씨 등으로부터 30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의장에게 30억 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 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 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 전 의장은 지난해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취업했고,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40억 원의 성과급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전 의장은 2010년 시행사 대표 김모 씨로부터 “LH를 철수시키고 민간 개발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수수한 의혹도 받고 있다. 최 전 의장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김 씨 등이 “돈을 돌려받았다”며 공여 사실을 부인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당시 허위 진술을 했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해 사건을 재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의장은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이 “화천대유로부터 차량을 제공받은 사실이 있냐”고 묻자 “소설을 쓰시네, 정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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