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해’ 김병찬, 5개월간 주거침입만 10여차례…심리분석도 거부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뉴스1 © News1

경찰이 전 연인을 스토킹 끝에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35)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가 5개월에 걸쳐 10여차례 주거침입을 저지르고, 상해를 입히고 협박하는 등 범행을 저지른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9일 오전 김씨가 송치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 과정에서 11월7일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판단해 특가법상 보복살인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피해자 A씨의 신고사실을 알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한 점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범행 시점 이전에 수 회에 걸쳐 예를 들면 범행도구나 범행방법, 이런 것들을 검색했던 게 확인됐다”며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 나와서 (특가법상 보복살인 등으로)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상 보복살인 및 보복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상해, 주거침입, 특수협박, 협박, 특수감금 등 8개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6월부터 5개월에 걸쳐 A씨를 스토킹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주거침입, 협박, 상해 등 혐의를 추가 입건했다.

특히 김씨는 이 기간 동안 주거침입만 10여차례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부산에서 김씨에게 이별 통보를 한 뒤 협박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던 건에도 주거침입 혐의가 적용돼 입건됐다. 앞서 A씨의 여동생은 한 인터뷰에서 “언니가 김씨와 부산에서 헤어졌다고 한다. 부산에서도 경찰에 한 번 신고했다고 들었다”고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의자를 신고한 게 맞고, 죄명은 주거침입이었다”며 “당시 신고 취소가 있었던 것도 맞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그렇게 됐는데 지금은 주거침입이 충분하다고 보고 입건해 송치했다”고 했다.

김씨는 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통보받은 이후에도 수 차례 A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 A씨에게 상해를 입혔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고, 흉기로 A씨를 위협하며 감금한 사실도 확인돼 혐의에 포함됐다.

다만 김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정보를 지웠다는 주장은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해서 송치할만큼 확인된 게 없다”고 했다.

또 경찰은 김씨가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심리분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부한) 그런 사실이 있다”며 “본인이 거부하면 할 수 없어서 송치 전에는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차후 면담을 시도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청은 이번 사건의 초동 대응 부실 논란과 관련해 ‘스토킹 범죄 대응개선 태스크포스(TF·전담조직)’를 출범하고 스토킹범죄 대응 및 위치추적 시스템 개선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