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부족, 수도권 → 전국 확산… “오미크론 유입땐 감당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일 03시 00분


[위기의 위드코로나] 병상 부족 속 오미크론 의심 사례

30일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의심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만약 국내에 오미크론이 유입된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금은 비상상황이며 우리는 다시 중요한 변곡점 위에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되면 자칫 확진자 증가세가 빨라져 ‘병상 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 우려 커지는 오미크론 지역감염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로 의심되는 40대 A 씨 부부는 나이지리아를 출발한 뒤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지난달 24일 오후 3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해당 항공편에는 81명이 타고 있었고 그중 45명이 한국에 입국했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행방을 찾고 있다. A 씨 부부는 비행기에 탑승할 때 현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

만약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맞다면 이미 지역 전파까지 이뤄진 것이다. A 씨 부부가 공항에서 인천 자택으로 이동할 때 40대 지인 B 씨가 동행했다. B 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30일 방역당국이 B 씨의 변이 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돼 A 씨 부부도 추가 검사를 받았다.

방역당국은 “B 씨에 대해 변이 PCR 검사를 한 결과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에 음성이 나왔다”며 “알파, 감마, 오미크론 변이에 해당되는 양성이 나와 전장유전체검사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A 씨 부부의 10대 아들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돼 국내 오미크론 감염 의심환자는 4명으로 늘었다.

○ 충청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00% 육박


병상 부족 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되기 전에 충청권 병상 가동률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11월 1일 각각 20.0%, 15.8%에 그쳤던 대전과 충남의 병상 가동률은 11월 29일 100.0%, 94.7%로 각각 치솟았다.

이제는 충남 환자들도 다른 지역 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전북대병원은 중환자 8명 중 5명이 충남(4명)과 경기(1명) 지역 환자였다.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코로나19 중환자실에 입원한 10명 가운데 절반이 타 지역 환자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코로나19 중환자실에 안과, 정형외과 전공의를 배치했다. 의료진 부족에 결국 코로나19와 무관한 진료과까지 동원한 한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소아중환자실 2병상 △응급중환자실 8병상 △외과계 중환자실 3병상 등을 ‘별도 안내 시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역시 일부 중환자실 병상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 이식 수술 등에도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추가 접종 80% 달성해야 방역 효과”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코로나 감염, 올겨울 난 괜찮을까’ 온라인 포럼에 참석해 “최근 데이터를 반영하면 내년 1월 말 국내 하루 코로나19 환자가 1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방역당국은 이제 추가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이날 “(접종 완료율) 80% 달성은 끝이 아니다. 추가 접종도 이 정도 비율을 달성해야 델타 변이에 대한 방역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0시 현재 국내에서 추가 접종까지 끝낸 사람은 약 303만 명이다.

30일에는 국내 첫 10세 미만 어린이 코로나19 사망자도 나왔다.

#수도권 병상부족#코로나 전국 확산#오미크론 의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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