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든 확진자의 재택치료를 의무화한 가운데, 확진 경험이 있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재택치료자를 대신해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하는 간병인의 경우 외출시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는데, 이를 두고 “주변 시선을 고려하면 누가 지키겠나”라며 의문을 표했다.
정부는 지난 11월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의료 및 방역 후속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상회복에 따라 (불가피한) 경증·무증상 확진자 증가를 입원 중심의 의료체계로 대응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고 의료자원의 소모가 크다”며 재택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일상적인 의료대응 체계로 전환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재택치료자가 집에서 안심할 수 있도록 확진 즉시 관리의료기관을 연계해 건강모니터링을 하며,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는 시민들은 우려했다. 가족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추가 감염될 수 있고,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증상이 악화될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완치자 40대 김소연씨는 “이제와서 병원이 포화상태라 재택치료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감염된 확진자들과 그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받는 시간을 보내는지 모르고 하는 조치다. 이건 정말 좀 아니다”라고 걱정했다.
이어 김씨는 “무증상인 사람들은 외출할 텐데 과연 재택으로 통제가 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완치자 김모씨(25·남)는 “돌봐줄 사람 없이 혼자 격리해야 할 경우 급하게 병원에도 가지 못할 수도 있어 우려된다”라며 “실제로 걸려본 결과 혼자서 자가치유하기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30대 남성 A씨는 “재택 치료 중인데, 3살 어린 자녀랑 임산부 와이프도 같이 확진 상태라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병원 안가다 죽는건 아닌지,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는건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완치자 40대 여성 B씨는 “재택치료하면 결국 가족들이 모두 확진돼서야 끝난다”라고 비판했다.
확진 경험이 없는 일반시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만 위중증환자를 고려할 때 재택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황상원씨(28·남)는 “재택치료시 응급상황에 대응하기 어렵고, 단독가구가 아니면 가족 구성원 전체가 격리돼야 해서 여러 명이 격리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라며 “집 밖에 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승연씨(28·여)는 “무증상자야 괜찮지만, 취약계층한테는 크리티컬 할것 같다, 언제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놓이는 것이지 않나”라며 “전면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영한씨(26·남)는 “위중증 환자를 집중관리해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신 경구용 치료제 등 전문가의 도움이 덜 필요한 대안책 마련이 시급한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현재의 치료시스템이 ‘치료’의 목적이 아닌 ‘관찰’에 있다며 고령·위중증환자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택치료시 사실상 가족들에게 감염을 방치하는 것이라 도덕적·윤리적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고 시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재택치료하다가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도 병상이 없고, 이송체계도 한계에 다다랐다”라며 “다만 다른 사람 전파를 막기 위해 가족간의 전파를 공인하는 것은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 재택치료라는 건 없고 관찰하는 것이다, 단지 의료진이 가끔씩 관찰하다 나빠지면 이송을 하는 구조”라며 “그렇기 때문에 (재택치료) 연령을 50세 미만의 무증상자로 한정해야 한다. 50세 이상의 경우 최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서 증상이 없더라도 증상이 나빠질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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