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5명 확인됐다. 일부 확진자를 통해 ‘n차 감염’까지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파악된 접촉자가 100여 명에 달한다. 최종 분석 결과에 따라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상당히 진행 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 변이까지 유입되자 방역당국은 외국인 입국 금지 대상국을 늘리기로 했다.
○ 오미크론 관련 접촉자 최소 100여 명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뒤 25일 코로나19로 확진된 40대 A 씨 부부가 정밀검사(전장유전체 검사) 결과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 씨 부부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자택까지 차로 데려다준 30대 지인 B 씨도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A 씨의 10대 아들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2일 나올 예정인데, 정황상 오미크론 변이일 가능성이 높다.
A 씨 부부가 입국할 때 같은 항공기에 탔던 승객 중 국내 입국자는 43명이다. 방역당국은 A 씨 부부와 가까운 좌석에 앉았던 6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고, 나머지 승객들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A 씨가 사는 연립주택의 이웃 주민 등 8명도 노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B 씨는 24일 A 씨 부부를 집에 데려다준 뒤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여러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고 지인들을 만났다. B 씨의 가족 2명과 지인 1명 등 총 3명도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들 3명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4일경 나온다. 만약 이들도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되면 ‘A 씨 부부→B 씨→B 씨의 지인’으로 이어지는 3차 감염이 일어났다는 의미다. B 씨 등과 접촉한 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은 약 50명으로 알려졌다.
○ 모더나 접종 한 달도 안 돼 돌파감염
A 씨 부부와 무관하게 나이지리아에 다녀온 50대 여성 2명도 이날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달 13일부터 22일까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23일 국내에 입국해 24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이들과 접촉한 이들도 추적 중이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오미크론 변이 전파가 시작됐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내 오미크론 첫 감염자로 판정된 나미비아 국적 외교관도 28일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에 입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해당 외교관의 동선에서 추가 노출 위험이 있었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 부부는 10월 28일 국내에서 모더나 백신 기본 접종을 완료한 지 한 달도 안 돼 돌파 감염됐다는 점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연구에서 모더나 백신은 감염 예방 효과가 가장 우수했지만 오미크론에 무력화된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백신의 ‘면역 방패’를 뚫을 수 있다는 우려가 A 씨 부부 사례에서 현실이 된 것이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외신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선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라며 “표적 백신 공급에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 3일부터 모든 입국자 10일 격리
방역당국은 외국인 입국 금지 대상 국가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3일 0시부터 2주간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은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격리 면제는 장례식 참석이나 공무 등에 한정한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처럼 모든 단기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한다. 내국인과 장기 체류 외국인은 입국 후 임시생활시설에서 10일간 격리하며 총 4차례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4일부터 2주간 에티오피아에서 오는 직항편은 국내 입항이 중단된다. 재외국민 이송에는 부정기편을 활용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24시간 이내 역학조사를 벌이고, 접촉자가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예외 없이 14일간 자가 격리를 실시한다. 오미크론 변이 환자는 재택치료를 하지 않고 반드시 입원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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