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확진·병상·사망 모든 지표 ‘최악’…방역한계 넘었다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2일 15시 16분


2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2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연일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었고 ‘부스터샷’도 진행되고 있지만 사망자, 잔여 병상 등의 지표도 최악의 상황을 달리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68명으로 하루 기준 사상 최다 규모다. 기존 최다치인 11월 30일의 2222명을 하루 만에 넘어섰다.

서울의 일평균 확진자는 최근 매주 단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11월 첫째 주 857명이었던 일평균 확진자는 둘째 주 918.1명, 셋째 주 1297.3명, 넷째 주 1621.9명을 기록했다. 이번 주에는 1892명이다.

검사실적 대비 확진자를 나타내는 확진율도 증가했다. 최근 15일 평균 확진율은 1.7%로 11월 1일의 직전 15일 평균 1.0%보다 0.7%p 높다. 10만명이 검사를 받을 경우 한 달 전보다 확진자가 700명 더 나오는 셈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전염이 생각보다 강하고 예방접종 효과가 많이 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모임과 만남이 많아지고 계절적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예정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강력한 방역대책이 늦어진 만큼 앞으로도 가속도가 붙어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도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 수는 늘어날 수 있으나 중증·치명률을 관리한다는 정부의 전략이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1일 0시 기준 799명이었던 누적 사망자는 이달 1일 0시 1113명이 됐다. 한 달간 추가된 사망자는 314명으로 기존 월 최다 기록인 10월의 150명, 1월의 143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이달 1일 추가된 사망자도 23명에 달한다.

서울시내 대학병원의 한 전문의는 “기본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사망자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방역이나 의료체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위중증 환자가 폭증했다”며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게 아닌 중증이 되면 입원시키는 정부 대책은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2일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인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전화 통화로 체온·혈압·산소포화도 등 재택치료 중인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재택치료 시스템에 등록하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2일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인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전화 통화로 체온·혈압·산소포화도 등 재택치료 중인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재택치료 시스템에 등록하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은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이 90.1%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포화 상태다. 앞으로 확진자는 입원 요인이 없는 한 재택치료가 원칙이라는 정부 방침도 근본적으로는 병상 부족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이 감염병전담병원은 73.1%, 생활치료센터는 62.9%로 잔여 병상은 3000개 미만이고 현재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6436명”이라며 “병상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현재 운영 중인 2688개 병상에서 1411개 병상을 추가 확보해 4099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기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100% 운영 중인 4개의 시립병원에 더해 서울의료원과 서울보라매병원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민간병원과의 협력도 속도를 내 1218개 병상을 추가 확보한다. 행정명령을 통해 513개 병상을 확보 중이며,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등 자체 705병상이 가동 준비 중이다.

또 다른 전문의 A씨는 “힘들더라도 병상을 최대한 확보하고, 원칙적으로 재택치료를 한다는 정부 방침을 바꾸는 게 좋다”며 “환자의 상태를 전화로 들으며 사실상 방치하다가 상태가 나빠지면 이송하는 것은 실제로 쉬운 일이 아니고, 재택치료자의 일탈로 추가 감염자가 생길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확산세를 막을 뚜렷한 대책이 없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공포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5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데다 면역 회피 기전이 더 장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서울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된 환자가 없으나 정부와 협의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민들도 방역수칙을 더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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