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관리를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한 가운데 재택치료 중인 시민들의 고통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확진자는 1만1107명이다. 전날 0시 기준(1만174명)에 비해 933명 늘어난 규모다.
지역별로는 서울 5844명, 경기 3756명, 인천 605명, 부산 155명, 대구 134명, 광주 58명, 대전 32명, 울산 2명, 세종 4명, 강원 131명, 충북 20명, 충남 116명, 전북 22명, 전남 18명, 경북 59명, 경남 62명, 제주 89명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재택치료 확진자 및 가족들의 고통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4인 가족 중 3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재택치료를 했다고 밝힌 A씨는 “격리해제 다음날부터 기침이 심한데 받아주는 병원도 없고, 격리용품도 3인인데 1인분량만 줬다. 유통기한이 3일이나 지난 고기를 (구호품으로)받았다”며 “진짜 피말리는 20일이었다”고 토로했다.
30대 남성 재택치료자 B씨는 “임신 8개월 아내와 세 살 아기 등 일가족 셋이 확진돼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며 “아이와 함께 병원 입원이 안 돼 다 죽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주부 C씨는 “지난 9일 남편 확진 후 격리해제 전날 둘째(아이), 그 다음날 첫째(아이)까지 연달아 확진됐고 저만 20일 넘게 증상 없이 음성 상태인 가족”이라며 “남편은 생활치료센터로 가고 아이들은 재택치료를 선택했다. 저와 아이들 모두 24시간 마스크 쓰고 지냈고, 아이들 밥, 화장실, 잠자리 모두 분리 생활했다. 양치와 세수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각자 알아서 스스로 하도록 시켰다”고 치료 과정을 전했다.
최근 재택치료를 마친 40대 남성 D씨는 “악몽같은 재택치료가 다 끝났다”며 자신과 어머니, 자녀 등 가족들이 연이어 확진 판정됐을 때의 막막했던 상황을 전하며 재택치료 기간을 ‘기나긴 터널’에 비유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재택치료 확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재택치료하다가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도 병상이 없고, 이송체계도 한계에 다다랐다”며 “다만 다른 사람 전파를 막기 위해 가족간의 전파를 공인하는 것은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 재택치료라는 건 없고 관찰하는 것이다. 단지 의료진이 가끔씩 관찰하다 나빠지면 이송을 하는 구조”라며 “그렇기 때문에 (재택치료) 연령을 50세 미만의 무증상자로 한정해야 한다. 50세 이상의 경우 최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서 증상이 없더라도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재택치료는 지난해 10월 처음 시작돼, 이후 1년 2개월간 시행되어 왔다”며 “현재까지 4만1062명이 재택치료를 받았으며, 전원률(위중증으로 악화돼 병원으로 긴급이송하는 비율)은 5.8%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현재 1만174명이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는 10월 말 2685명인 것에 비하면 한 달간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며 “지난달 26일 재택치료 중심의 의료대응체계 전환을 발표한 후 재택치료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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