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탐색하듯이, 사람이 헤모글로빈을 타고 몸속 구석구석을 살핀다. 질병이 발생했거나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알아내 치료한다….’
5일의 ‘제3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미술대회 수상작 발표에서 최고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한 인천 계산여중 2학년 신은지 양의 작품 ‘전자현미경으로 본 세상’의 모습이다. 몸속인데도 중간에 지구 모양을 넣은 것은 과학기술이 국가나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를 추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은지 양은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어지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하고, 동아사이언스가 후원한 이 대회에서 또 다른 과기부 장관상 수상자인 세종 보람초등학교 6학년 박소정 양은 ‘인공지능(AI)’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그렸다. 소정 양은 “AI가 거창한 일만 할 것 같지만 나홀로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일도 한다”며 “이런 AI는 인간의 감정을 잘 헤아릴 것”이라고 전했다.
심사위원인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에너지와 환경 주제의 그림이 강세였다.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해 고령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따뜻한 그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을 포함해 수도권과 제주, 호남, 영남, 충청, 강원 등 전국의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들은 특허청장, 대전시장, 기초과학연구원장, 국립중앙과학관장, KAIST 총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대덕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대전시교육감, 세종시교육감, 정부출연연구기관장, 대전시립미술관장, 대전 유성구청장 상을 받는다.
심사를 위해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심사위원장),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 강미정 서울대 강사, 김 교수, 소중호 기초과학연구원 선임기술원 등 미술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올해를 포함해 3년째 머리를 맞댔다. 회화적 완성도와 과학기술 주제에 대한 이해도, 창의적 해석 등이 심사의 주안점이었다.
선 위원장은 “이번 미술 대회에서 아이들이 표현한 그림들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초등학생들의 작품이 탁월했는데, 이것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풍부하게 미래를 상상하는 어린 꿈나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매우 기쁘고 고무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예선(900명 참가)은 온라인으로, 주요 수상자를 가리는 결선은 지난달 6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오프라인으로 치러졌다. 참가자들은 KAIST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15개 과학기술 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한달 여 동안 공부한 뒤 그림으로 표현했다.
동아일보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시상식 없이 상장을 개별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대전시립미술관 DMA아트센터에서 1월부터 전시된다. 대회 홈페이지(www.science-art.co.kr)에서 전체 수상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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