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담도암으로 투병 중인 윤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62·사법연수원 14기·사진)가 자신의 언론 기고문 등을 모은 칼럼집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의 인세 중 2000만 원을 기부했다.
윤 부장판사는 북한 인권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와 자폐인들을 지원하는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칼럼집은 연수원 동기들이 병원비를 모으고자 힘을 합쳐 출간하게 됐다. 쉬운 언어로 법치주의에 대한 고찰을 담은 글을 사회에 전하고 윤 부장판사의 병원비에 보탠다는 취지였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윤 부장판사의 기고문을 모으고 연수원 동기들에게 추천사를 받아 지난달 17일 전자책을 냈다. 서울남부지법원장을 역임한 윤 부장판사의 역대 재판부 배석으로 근무했던 판사들의 서평과 편지도 이어졌다. 이후 종이책을 발간하기로 해 송종의 전 법제처장이 설립한 천고법치문화재단이 인쇄비를 지원하고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종엽) 등의 도움으로 초판 인쇄에 들어간 지 약 2주 만인 이달 2일 5000권 판매가 완료됐다.
윤 부장판사는 책에 대해 “(연수원 동기) 300분의 1일뿐인데 이렇게까지 해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부장판사는 탈북자 인권 보장에 앞장서왔다”며 “법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법원 행사에 탈북자를 초대하거나 탈북여성을 법원 조정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책은 동기들이 병원비에 보태라고 내준 것인데 기부를 하니 먹먹하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