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줄이려 안심콜 도입했는데… 바쁠 땐 접종 여부 일일이 확인 못해
기분 상할까 묻기도 어려워” 호소… 백신 안 맞은 기저질환자 불편 토로
기업들, 송년회-회식 금지 잇따라
6일 낮 12시경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식당. 3, 4명씩 점심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출입관리 ‘안심콜’ 번호로 전화를 걸며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식당에는 종업원 3명이 있었지만 다른 손님들의 주문을 받느라 방금 들어온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날부터 식당, 카페 등 16개 업종에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를 제시해야 입장이 가능한 방역 패스가 의무화돼 최대 6명(미접종자 1명 포함)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다. ‘안심콜’로 출입자 관리를 하는 식당의 경우 종업원이 손님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여의치 않은 것이다.
안심콜이나 수기 출입 명부를 사용해오던 자영업자들은 방역 패스 확대가 당혹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오리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공해영 씨(44)는 “안심콜은 단체 손님이거나 여러 명이 들어오게 되면 일일이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바쁠 때는 확인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A 씨 역시 “장사가 안돼 직원 수를 줄여서 지금은 2명뿐이다. 방역 패스 확인하려고 사람을 더 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9)는 “손님들한테 접종 완료 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해야 하는데 혹시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선뜻 물어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에선 아르바이트생이 한 60대 남성에게 “다음부터는 주민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스티커를 발급받아 오시라”고 안내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귀찮게 이런 걸 왜 해야 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2명이 근무하는 이 카페에서는 아르바이트생 2명이 번갈아가며 노인 고객들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 발급 방법을 설명했다.
학원, 스터디카페, 영화관, PC방 등 방역 패스가 없으면 이용이 불가능한 업종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동대문구의 한 24시간 스터디카페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의 야간 정액권을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만 판매하기로 했다. 스터디카페 대표는 “마스크를 내리는 식당은 미접종자(1명)도 출입이 가능하고, 마스크 쓰고 혼자 공부하러 오는 스터디카페에선 안 된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기저 질환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천식을 앓아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대학생 이모 씨(20)는 “의사 소견서 등 백신 접종 예외 확인서를 받으려고 했는데 보건소에서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나 항암치료 등이 아니면 확인서를 떼어줄 수 없다고 한다”며 “기저 질환마저 인정하지 않아 식당과 카페, 독서실 등 자주 이용하는 시설에 들어갈 수 없다니 답답하다”고 했다.
주요 기업들도 연말 송년회를 포함한 회식을 금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6일부터 회식 금지, 사내 피트니스 시설 운영 중지 등의 방역 지침을 시행한다. SK가스와 SK케미칼은 사외 식사와 회식을 금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연말 모임이나 회식을 ‘제한적 허용’에서 ‘가급적 자제’로 바꿨다. 한화도 그룹 차원에서 사적 모임을 자제하기로 지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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